한국 원전, 유럽 수출 길 열리나…유럽 인증 심사 통과

입력 2017-10-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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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APR 표준설계, EUR 인증 본심사 최종 통과

▲EU-APR 원전 조감도(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형 원자력발전소(APR1400)에 유럽의 안전 기준을 추가 적용한 수출형 원전(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요건(European Utility Requirements, 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에 따라 한국형 원전이 유럽 진출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EU-APR 표준설계는 국내ㆍ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 중인 APR1400을 유럽 안전기준에 맞춰 설계한 것이다. 이번 심사 통과로 유럽 뿐 아니라 EUR 요건을 요구하는 남아공, 이집트 등의 국가에 원전 수출이 가능해져 원전 수출시장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EUR 인증은 유럽사업자협회가 유럽에 건설될 신형원전에 대해 안전성, 경제성 등에 대한 요건을 심사하는 것이다. 협회는 유럽 12개국 14개 원전사업자로 구성돼 있으며 신규원전 설계를 표준화하고 발주 관련 기술적 배경을 정의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이 요건을 유럽권 건설사업의 표준 입찰요건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최근 영국, 체코, 스웨덴, 폴란드 등 유럽에서는 기존 원전을 대체할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원전 도입 또는 사업협력 의사가 있는 유럽 사업자가 이번 EUR 인증 심사에 참여해 향후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등 한국원자력산업계는 2011년 12월 EUR 인증 심사를 협회에 공식 신청, 2년에 걸쳐 예비 평가를 받았다. 평가 결과 본심사 착수를 위한 조건이 충족돼 지난 2015년 11월 본심사를 시작, 역대 EUR 본심사 가운데 최단 기간인 24개월만에 최종 인증을 받음으로써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본심사에서는 20개 분야, 4500여개의 방대한 요건이 요구됐다. 이를 위해 한국원자력산업계는 620건에 달하는 방대한 기술문서를 제출하고 800여건의 질의응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EU-APR과 APR1400의 가장 큰 차이는 중대사고 대응 개념이다. 노심이 녹는 중대 사고 발생시 APR1400은 원자로용기 외벽에서 냉각수를 이용해 냉각하는 중대사고 완화 설비를 갖춘 반면, EU-APR은 노심 용융물질을 원자로건물 내에서 냉각하는 시스템이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이번 EU-APR의 EUR 인증으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산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며 "앞으로 유럽 사업자들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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