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입력 2017-10-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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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일본계 영국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선정됐다. AP/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일본계 영국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에게 돌아갔다.

5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2017년 노벨상 수상자로 가즈오 이시구로를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이시구로의 작품은“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아래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켄트대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시구로는 1982년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가사키의 피폭과 재건을 그린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989년에는 대표작으로 꼽히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남아있는 나날’은 1930년대에서 제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늙은 영국인 집사가 충성심과 사랑, 존엄성과 유산 등의 개념과 갈등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에 의해 안소니 홉킨스와 엠마 톰슨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1995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The Unconsoled)’, 2000년 ‘우리가 고아였을 때(When We Were Orphans)’와 최근작 ‘파묻힌 거인(The Buried Giant)’ 등 지금까지 8개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한림원은 수상자 발표 성명에서 “이시구로의 글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든 독립적으로 조심스럽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밝혔다.

BBC는 이시구로가 아직 노벨위원회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이것은 굉장한 영예다. 내가 위대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굉장한 찬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시구로는 1995년 대영제국 훈장(OBE), 1998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았다. 올해 제7회 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주목받는 현대 영미권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2007년 도리스 레싱 이후 10년 만이다. 일본계로는 가와바다 야스나리(1968년), 오와 겐자부로(199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 노벨상은 소설가에게 수여되면서 일각에서는‘문학 본류’의 작가에게 노벨상이 다시 돌아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에는 저널리스트이자 르포 문학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2016년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대중 가수 밥 딜런에게 이 상이 수여되는 ‘이변’이 일어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을 빚었다.

6일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며 9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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