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산업 변천사] 시멘트 업계 M&A…'1위'보단 '생존ㆍ이익'에 초점

입력 2017-10-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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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업계의 인수·합병(M&A)은 다른 산업과는 다르게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목적보다는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양시멘트부터 시작된 쌍용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의 M&A는 모두 채권단과 사모펀드가 생존과 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해 개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4차례 있었던 시멘트 업계의 M&A 원인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였다. 시멘트 업계는 모두 외환위기 때 경영 타격을 입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경기가 하락하면서 건설경기도 덩달아 나빠진 것이다. 당시 정부의 외국 자본 유치와 2000년대 초중반 건설경기 호황 등으로 겨우 회복세에 들어섰던 시멘트업계는 라파즈한라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치면서 시멘트 업계 간 가격 경쟁 심화로 전체 시멘트 업계가 피해를 입게 됐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시멘트업계 채권단들이 M&A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움직임은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나타났다. 국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요 호전을 나타냈던 시멘트 업황을 지켜본 채권단들은 “지금이 향후 다시 올 수 없는 적기다”라고 판단, 시멘트 업체를 매물로 내놓았다.

4차례의 M&A 모두 시멘트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었다. 가장 첫 번째 시멘트 M&A 대상은 동양시멘트였다. 동양시멘트 채권단의 M&A를 시작으로 쌍용양회, 현대시멘트의 채권단이 M&A에 나섰다. 한라시멘트의 경우 글랜우드PE(사모펀드)가 투자수익 실현을 목표로 매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의 M&A는 1위 등극보다 업계 재편에 따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가 현재 활발하게 M&A가 진행 중이지만 시장 1위로 등극하기 위한 기업 간의 쟁탈전 여력은 당분간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는 IMF 경제위기와 한 업체가 주도한 가격경쟁을 겪으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등 현재 ‘골병이 나 있는 상태’라고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멘트 업계는 생산능력 대비 출하량은 적지만 효율성이 낮은 생산설비는 가동을 조절하는 등 시장수요에 맞게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어 경쟁 구조를 바꾸기가 어렵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선 수차례의 인수합병으로 시멘트업계의 여력이 없기 때문에 한라시멘트의 M&A가 진행되고 난 후 더 이상 업계 내 인수합병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한라시멘트 인수전에도 누가 참여할 지 예상하기 어려웠던 만큼 다음 M&A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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