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음서제] “요새 드물다고 하지만…보험·카드쪽도 암암리에 있죠”

입력 2017-10-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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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특별우대’를 받고 취업하는 음서제 현상은 보험, 카드 등 2금융권에서도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은 대기업, 은행 등 계열사인 금융사가 많아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용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2금융권의 채용 차별을 조사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 2금융권 종사자들도 이 같은 자료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소문으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대주주는 물론 관계사 사장, 임원들의 사촌까지 조사해야 하는데 이실직고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보험사는 10~20년 전엔 임원에게 ‘직원 추천제’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를 추천하기보다 금융당국 등 외부 청탁이나 다른 고위 임원의 자녀를 추천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수의 회사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어 추천제도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완전히 없어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B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지역에서 현지 채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임원의 자녀를 뽑기도 했다”며 “몇 년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본사 정규직으로 쉽게 전환하는 케이스도 있었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모 카드사의 초대 사장이 자녀를 채용한 사례는 업계에서도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은행계열사인 경우 은행이나 지주의 임원 자녀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일도 있다. 특히 은행이 합병했다면 인사권을 어느 쪽이 잡았는지도 눈치 봐야 한다고 한다.

C카드사 관계자는 “인사권을 잡는 쪽이 상대방 (합병)은행 임원의 자녀를 탈락시키는 사례가 일어나기도 한다”며 “계열사들은 이 같은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2금융권도 채용 검증이 더욱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특혜 채용은 수치화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설령 있다고 해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며 “투명한 채용이 정착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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