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비용부담 등 내부 감축 수단 제한적…국내외 적극적 확보 통해 보완해야
한국인 최초로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International Emission Trading Association)의 이사회 멤버가 된 사람이 있다. 김성우 <사진> 삼정KPMG 기후변화·지속가능경영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23년 간 탄소시장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경험을 인정 받아 이사로 위촉됐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3년에 대한 김 본부장의 의견을 물었다.
▲기획재정부가 4월 탄소배출권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잉여 할당 배출권 매도 물량이 거의 없었다. 할당량 대비해 1% 수준에 불과했다. 배출권 가격은 올 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시행 초기 대비 3배 수준인 2만 원 대 중반에 이르렀다. 이는 구조적인 배출권 수급 불균형에 기인한 것이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방안은 배출권의 이월 가능 수량 한도를 설정 등을 통해 잉여 배출권의 판매를 유도, 수요-공급 간 불규형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실제 시장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7년 4월 이후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2만 원 대로 안정됐다.”
▲2차 배출권 할당계획이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 같다. 기업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업 입장에서는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탄소 감축 압력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수정에 따른 할당량의 축소, 적극적인 유상할당 적용에 따른 비용 부담의 증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단기 내부 감축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적극적인 국내외 배출권 확보 사업 기회 활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탄소배출권 도입 이후 3년이 지났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나?
“탄소 배출이 경제적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국제적 수준에 맞게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배출권 거래제가 탄소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고, 탄소가격 신호로 기업들의 탄소감축 투자를 유인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지 의문이다. ”
▲기업들이 탄소거래제를 기회로 여겼으면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 의미는?
“일례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다양한 활용으로 사업 기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 2017년 3월 14일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제 탄소거래가 체결됐다. 탄소배출권이 필요한 투자자(Russia Carbon Fund)와 아프리카 탄소배출권을 보유한 회사 간의 거래였다. 이를 탄소시장에 적용해 보면, 중앙집권식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탄소거래에 비해 비(非)중앙집권식 블록체인기반 탄소거래는 매우 투명하고 비용이 적고 기간이 짧다. 예컨대 거래투명성 제고로 중국 등 후진국 탄소배출량 더블 카운팅을 방지할 수 있고, 거래비용을 낮춰 기업의 탄소 실적뿐만 아니라 개인의 탄소실적까지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거래기간을 줄여 관련 탄소관련 투자를 획기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