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자리프 외무장관 첫 만남 가져…이란 핵 합의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파기 발언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이미 결심을 굳혔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핵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과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에서 20일(현지시간) 이란 핵 합의에 관한 기자들에 질문에 “결정을 내렸다”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대선 때부터 이란과의 핵 협상 파기를 시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이날 트럼프가 말한 ‘결정’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전날 트럼프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2015년 핵 협상을 “미국이 맺은 최악의 편향적인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핵 합의가 ‘불량배 풋내기’에 의해 파기된다면 대단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핵협상을 논의하고자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주재한 비공개 회동에 참석했다. 이 회동에는 틸러슨 장관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주요 6개국 장관들이 모두 참여했다. 틸러슨은 “이란과의 핵 협상은 당사국들의 기대가 충족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넓은 맥락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틸러슨은 자리프 장관과 첫 번째 대면에 대해 “서로 고성을 내지 않았다”며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서로 신발을 던지는 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양국 외무장관이 회담에서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EU의 모헤리니 대표는 “이번 회동은 핵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라며 “이란과 합의한 내용을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모든 당사국이 현재까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