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파워엘리트] 전병헌 수석, 거미줄 인맥으로 靑ㆍ국회간 가교 역할

입력 2017-09-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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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의원 출신 원내대표·최고위원 이력…‘5당 여소야대’ 與野政협의체 구성 협치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를 예방해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외부활동이 많은 대표적인 수석 중 하나로 꼽힌다. 정무수석 자리가 국회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에, 행정과 치안(경찰)에 관련한 사안까지 관여하는 만큼 그 누구보다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요즘엔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에 제안한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 구성을 위해 불철주야 여의도를 드나들고 있다. 더욱이 여소야대 구도가 될 수밖에 없는 ‘사상 첫 5개 정당체제’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기에 그는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전 수석이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은 3선 의원에, 민주당 원내대표·최고위원까지 지낸 화려한 정치 이력이나 행정부와 입법부를 두루 거친 경험 때문이다. 원내대표 출신이 정무수석에 기용된 것은 전 수석이 처음으로, 국회와의 협치를 위해 중량급 인사가 파격적으로 발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키맨’으로서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두터운 정치권 인맥’이라는 자산이다. 전 수석은 중견 정치인 중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전현직 의원들과 두루두루 친분이 깊은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누구와도 높은 친화력을 자랑하고 재치 있는 성격이어서 회식 자리에서도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도 좌중을 압도한다는 후문이다.

정치적 계파로 보면 범동교동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비서관·정책기획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때 민주당을 떠나 합류했지만 친노무현 측과는 거리를 두며 당내에선 정세균계로 분류됐다. 정세균 의장과는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경선주자로 나선 선거를 총괄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강기정·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정세균계 인사들이다.

친문계 인사들과도 가깝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을 고심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삼고초려해 캠프 참여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 수석은 결국 2016년 말 “정권교체를 위해 문 전 대표를 돕기로 했다”고 선언했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전략본부장을 맡아 선거기획과 전략을 총괄해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전 수석은 청와대와 국회의 가교역에 걸맞게 각 정당의 지도부와도 교분이 깊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는 17대 국회 입문 동기로, 서로를 평소 가장 친한 동료 의원으로 꼽는 사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고려대학교 1년 후배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는 청와대·내각 근무 인연이 있다. 전 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하던 시절인 2001년 정 대표는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둘은 충청권 인사로도 묶인다. 정 대표의 지역구는 충북이고, 전 수석은 충남 출신이다. 충청도 출신 정관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충청포럼’에도 속해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 대표를 비롯해 6선의 이인제 전 최고위원, 충남 부지사 출신인 3선의 이명수 의원과 재선의 김태흠 의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대전 시장 출신 박성효 전 의원과 서울 구청장 출신인 이노근 전 의원 등이 충청포럼과 인연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전 수석 외에도 4선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박완주 수석대변인 등 전현직 의원들이 충청포럼에 적을 두고 있거나 둔 바 있다. 이밖에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서영제 전 대구고검장,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연관돼 있다.

학맥으로는 고대 출신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전 수석은 한때 77학번 동기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같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눈에 띄는 정치권 인사로는 ‘한국 정치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김선동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이철희 민주당 의원 등이 있다.

전 수석은 김병관 민주당 의원과 함께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친(親)게임’ 인사로 게임업계와도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 2013년 제5기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에 취임했고 이어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까지 겸임했다.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정무수석으로 임명되기까지 명예회장으로 적극 활동하며 e스포츠에 열정을 바쳤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동안에도 게임 및 e스포츠를 꾸준히 지지해왔다. 의원 시절 루리웹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서 게임 산업을 보호하는 의정을 약속한 뒤 ‘갓병헌’, ‘루통령’이라는 닉네임까지 생겼을 정도다. 실제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나 게임중독법 발의와 같은 게임 규제에 꾸준히 반대 의견을 내왔다. 또 2010년에는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에 출시되는 모바일게임 자율심의를 가능하게 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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