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문성근, 검찰 출석 "이명박 정권 수준이 일베와 같아…경악스럽다"

입력 2017-09-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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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이 18일 검찰에 출석했다.

문성근은 이날 오전 10시 4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국정원이 내부 결재를 거쳐서 음란물을 제조·유포·게시했다"며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와 같은 것이 아니었나. 세계만방에 국격을 있는 대로 추락시킨 데 대해서 경악스럽고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성근은 이어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부분에 대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성근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에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국민의 사랑을 받는, 우리 국가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국정원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과거에 잘못된 일에 대해 아픔이 있더라도 견디고 꼭 청산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압박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문화계 6명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배우 8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방송인 8명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가수 8명 등 총 82명이다.

문성근은 1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도 "8년 전부터 방송 출연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괴롭지는 않았다"라며 "집을 팔아서 먹고 사는 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저는 괜찮은데 저 떄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게 힘들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성근은 "참여정부 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을 좀 했었는데 제가 출연을 했으니 출연료를 줬을 것 아니냐. 제 통장에 돈을 보낸 사람, 회사는 모두 다 세무조사를 하더라"라며 그러니까 그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문성근은 이날 검찰 출석에서 'MB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사례와 의혹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수사를 촉구할 전망이다. 19일에는 'MB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포한된 방송인 김미화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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