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주력 수출품] 중국 덕 보는 철강, 그나마 선방

입력 2017-09-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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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에 불 꺼진 中 용광로 늘자 “값 올려 올려” 국내 철강업체 반사이익

중국발 사드 악재로 홍역을 앓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과는 달리 국내 철강 기업들은 오히려 중국의 덕을 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철강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저가 공세를 펼치던 중국산 철강재의 공급이 줄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서서히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있게 돼서다.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철강재 공급과잉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철강 생산량을 줄임과 동시에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고품질 원자재 제철소 위주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 그간 중국은 자국 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늘려왔다. 이에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의 철강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강 구조조정에 따라 2021년까지 연간 철강 생산 설비 규모는 최대 1억5000만 톤 감축될 예정이다. 이미 올해 5월까지 1억1000만 톤의 용광로에 불이 꺼진 상태다.

중국 업체들의 철강 생산량이 줄자 국내 철강 업체들은 그간 자제해 왔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유통용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의 지난달 출하 가격을 각각 톤당 2만 원, 5만 원 높게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두 제품의 8월 출하가격을 톤당 5만 원씩 올렸다. 올 7월까지 중국 철강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약 1960만 톤) 가량 감소한 덕분이다.

포스코의 경우 중국발 호재로 올초 계획보다 연간 매출 목표를 약 10% 상향 조정했다. 철강 제품 값 인상과 더불어 중국 제품 생산 감소로 포스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 여파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중국 내 스틸서비스센터의 경우 현지 자동차 판매 실적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3%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 중국 내 스틸서비스센터의 올 상반기 매출은 8000억 원,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매출 1조 원, 순이익 370억 원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중국 정부가 나서 철강재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공급과잉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전 세계의 철강업계의 상황은 낙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 세계 철강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국 열연가격이 올해 30.6%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국내 철강 업체들도 업황과 함께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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