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난제 중의 난제, 한-중 관계 해법은 없나?

입력 2017-09-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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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년규 국제경제 전문기자

▲20140416사내16일 미래산업부 부장 선년규 부국장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완료돼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의 국면에 다다랐다. 사드 논란이 일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으나, 한중관계는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다가 파탄 국면에 처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지난해 사드 배치가 논의되면서부터 롯데와 이마트 등이 중국 사업에 곤란을 겪더니, 이제는 아예 중국 시장에서 짐을 싸고 있다. 이들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 전략이 중국 사업 실패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한중관계의 악화가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국내 전반적으로 유통업계와 관광업계 등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정부의 뒤를 이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 조치를 잘못한 것일까? 일부 시민단체와 야권에서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현실을 고려할 때 배치의 당위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민 대부분의 답이다. 많은 지인과 얘기를 나누어봐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답답하더라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요즘의 한반도 정세를 보면 소위 4대 열강이라 불리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한국전쟁 때와 똑같다. 남한과 북한이 처한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순위(優先順位)에 놓고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보면 더욱 뚜렷하다. 사드가 북한의 핵에 대한 대응 방안이 아니라, 대(對)중국 견제용이자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자산이라는 해석이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최대 2300㎞로 중국 동남부를 커버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에서 사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우선 사드가 한중관계를 악화시킬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미국 주도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됐지만, 지엽적인 전술적 사안으로 중국군의 역량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사드 배치를 하나의 무기로 폄하할 것이 아니라, 군사 전력 전체에 영향을 주는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각이다.

문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후자 측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드 배치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인 무기로 한반도에 설치돼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시 주석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주요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로 북핵 문제 해법을 논의했지만, 시 주석과는 통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방증이다. 국내에서 사드 추가 배치가 결정되자 시 주석이 격노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물론 문제 발단의 실마리를 제공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쉽게 해결되겠지만, 김정은으로서는 ‘현 상황의 핵 포기는 정권 붕괴’라고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에 핵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다만 미국이 북한 정권을 인정하고 북미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면 핵 포기를 고려하겠다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미국이 북한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드가 문재인 정부에 난제 중의 난제임에 틀림없다. 미국과 중국의 틈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기도 어렵다. 손을 놓고 ‘코리아 패싱’을 당할 수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사드 사태를 G2 간 경쟁에서 한국이 캐스팅보트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중간자(中間子)적 역할을 찾아 나가는 출발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비웃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중국과의 수교 단절은 우리나라도 피해를 보지만, 중국 정부도 손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아니 전 세계를 상대로 모든 외교력을 동원해 계속해서 설득하고 설명하는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문제 해결에는 시간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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