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S 기획] 열 받은 지구… 이대로 가다간 ‘뉴욕’도 잠긴다

입력 2017-09-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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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해수면 상승… 세계 주요도시 침수될 것”

“2100년 세계 인구의 74% 살인더위 노출” 경고

지난달 초강력 허리케인 허비(Harvey)가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물폭탄을 퍼부으며 쑥대밭을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대 최강의 어마(Irma)가 플로리다주를 위협하고 있다. 올여름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3개국에서는 몬순(우기) 폭우로 1200명 넘게 숨지는 등 홍수 피해가 재앙 수준이다. 유럽 각국에서는 40도에 가까운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산불과 가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촌 곳곳이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수와 폭염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최근 그 발생시기가 불확실해지고 빈도나 강도가 심화되는 추세다. 이같은 기후 재앙으로 미래 세대들이 살아 나가야 할 터전인 지구가 정말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과 걱정이 들 정도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구온난화를 꼽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IPCC)는 2007년 ‘4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기후 시스템의 온난화는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 온도 상승, 광범위한 눈과 얼음의 융해, 평균해수면 상승 등의 관측 자료를 통해 명백히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 후폭풍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해수면 상승이다. 2013년 IPCC 보고서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진행되면 해수면이 최소 53.5㎝, 최대 91.4㎝ 상승해 뉴욕 상하이 시드니 등 세계 주요도시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2월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가 1993년 대비 74.8㎜(연평균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세계 인구의 약 40%가 해안에서 100㎞ 이내에 거주하고 1억 명 이상이 해발 고도 1m 이내에 살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멀지 않은 미래에 기후난민이 세계적인 문제로 급부상할 것이란 우려다. 실제 트발루와 몰디브 등 태평양과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들이 바닷물 속에 잠기고 있다. 전세계 핵발전소 대부분은 바다나 강을 끼고 있어 이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파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경고한 상태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의 해수면 모의실험을 보면 해수면이 0.5m 상승할 경우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하는 49㎢가 물에 잠기고, 이재민은 약 1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반도 해수면이 평균 1m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이재민이 9만 명이 발생하고, 여의도 면적의 33배에 달하는 국토가 물에 잠긴다는 계산이다.

기후변화 중 생활 깊숙이 파고든 대재앙의 징후는 폭염이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0% 정도가 일 년에 20일 이상 더위 때문에 사망할 수 있는 폭염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 210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74%가 1년에 20일 이상 살인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 현재 추세로 배출할 경우 2100년 여름철에는 2개월 이상 치명적인 폭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폭염이 한 번에 얼마나 길게 이어지느냐는 사망자 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열에 지친 몸을 회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전국적인 폭염 일수가 평년 3.9일보다 2.5일 많아진 6.4일로 집계된 것도 이러한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원태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 현상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뭄으로 물과 식량이 부족해져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하는 등 기후 난민도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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