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남는 쌀 5만톤 개도국 원조...국가 위상 제고ㆍ쌀값 안정 동시 효과

입력 2017-09-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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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남는 쌀을 개도국에 원조한다. 생산과잉인 국내 쌀 수급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매년 쌀이 남아돌아 가격이 떨어지고, 이를 직불금 보전으로 메우는 악순환부터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외교부는 식량원조협약(FAC) 가입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향후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연내에 국내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국내 절차 완료 이후에는 FAC 사무국의 가입승인과 UN 사무국의 가입문서 기탁 등을 거쳐야 회원국이 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968년 7월 발효된 FAC에는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14개 나라가 가입했다. 회원국들은 올해 33억2000만 달러 규모의 식량을 원조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내년 약 5만 톤(460억 원)의 국산 쌀을 원조 전문기관인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개도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행 첫해인 2018년 WFP의 추천을 받아 긴급구호 필요성과 국제협력 잠재성 등을 고려해 5개국 내외를 수원국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각 국가별로 5000~1만5000톤의 쌀을 원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상원조관계기관협의회와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관련 사업계획을 반영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쌀 5만 톤을 원조할 경우 1만㏊의 농지를 휴경하는 효과로, 쌀 수급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쌀 생산과잉 물량은 20만~30만 톤에 이른다.

정부는 향후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 개도국 내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공통과제 해결에 적극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쌀을 매개체로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 등으로 고통받는 빈곤국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쌀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적 차원에서의 쌀 지원은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업계는 전후 순서가 틀렸다고 지적한다.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의 악순환을 해결하지 못해 해마다 수조 원의 세금을 쏟아붓고, 남아도는 쌀은 원조한다는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생산된 쌀에 대한 고정·변동 직불금은 역대 최대인 2조3283억 원 규모다. 공공 비축미 매입과 재고 쌀 보관 비용 등을 더하면 3조25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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