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데이터서버 없는 中업체 제재 예고… 삼성 반사이익 기대
중국 시장에서 현지 휴대폰 업체들의 약진에 고전을 면치 못한 삼성전자가 인도에서는 중국 업체들 덕에 반사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7일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경 21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보안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인도정보통신부는 최근 대부분 회사들로부터 자료를 받았다. 현재까지 자료를 제출한 업체 중에는 삼성, 애플, 지오니, HDM글로벌 등이 포함돼 있으며 제출하지 못한 업체들은 이달 12일까지 자료 제출을 해야한다.
인도 정부는 모든 업체들의 자료가 모이면 이를 토대로 장치의 검증과 감사를 시작해 규정된 절차에 준수되지 않는 경우 벌칙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 인도 법무 및 정보통신 장관은 지난달 31일 사이버 및 네트워크 보안에 관한 콘퍼런스에서 그는 “모든 모바일 제품은 보안 규격을 준수해야 하며 이에 대한 타협은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점유율 24.1%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2위는 샤오미(15.5%), 3위는 비보(12.7%), 4위는 오포(9.6%), 5위는 레노버(6.8%)가 차지했다. 톱5에서만 중국업체의 비중이 44.6%에 달했고, 인도 로컬 브랜드들은 3개 분기 연속 상위 순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인도 정보통신부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데이터 유출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같은 조치는 대부분의 서버를 인도에 두고 있지 않은 중국 제조사를 겨냥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인도는 중국과 영토 분쟁을 치뤘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인도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는 삼성전자의 사용자 데이터와 정보는 자사의 최신 보안 플랫폼인 녹스에 의해 안전하게 유지되며, 지난달 국제 공통 기준인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산하 국가정보보증협회(NIAP)의 보안인증을 통과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가 내세운 규정에 삼성전자가 크게 위반하는 요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국의 법과 규정에 맞게 보안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의 압박에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최근 데이터 서버를 인도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마누 쿠마르 자인 샤오미 인도시장 총괄은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우리의 모든 서버 데이터는 미국과 싱가폴의 AWS(Amazon Web Services)에 있다”며“AWS의 데이터센터를 인도로 옮긴다면 우리는 기쁠 것”이라고 인도에 서버를 옮길 의사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포와 비보 역시 서버를 인도로 이전 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