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미국 경제 3% 성장? 난 안 믿어”

입력 2017-08-3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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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체감 경제 성장률은 2%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공약이 계속 표류하는 와중에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감과 함께 이런 수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가 3%라고 발표했다. 이는 한달 전 발표된 속보치 2.6%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다. 동시에 3.2%를 기록한 2015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2.7%로 전망했었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된 데에는 자동차 등에 대한 개인 소비 지출이 개선되고, 견고한 투자가 뒷받침된 게 주요인으로 꼽혔다.

AP통신은 “미국 경제가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DP 성장률 3% 달성을 경제 정책의 핵심으로 못 박았다. 그러나 최근 국정 운영에서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며 세제 개혁안이나 인프라 투자 면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던 중에 이번 GDP 성장률 발표는 미국 정부에 고무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국 GDP는 미국내 수요의 견고한 모멘텀을 가리키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GDP 성장률은 2.2%를 기록했는데, 현재 낙관적인 미국의 경제 전망을 수정할 만한 데이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경제 성장률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버핏은 “GDP 성장률이 3%대인 것 같지 않다”며 “체감 상 2% 성장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매순간 우리는 경제 성장률이 가속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건 더블딥 같은 때나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더블딥은 경기가 침체 뒤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을 뜻한다.

버핏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믿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침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어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며, 비난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단언했다.

버핏 회장은 작년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클린턴이 선거에서 패한 데 대해 그는 “나는 그를 위해 뛰었고, 그를 위해 돈을 모금했으나 선거에서 졌다”며 “당시 패배감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이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은 돌아가고 있고, 트럼프 정부가 잘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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