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뱃세 인상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상정 자체를 유보했기 때문이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처리에 나서려 했지만 의안상정이 무산됐다.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 위원장은 “개별소비세 일부개정법률안은 의원들 간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이달 28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겠다”며 상정안건을 미뤘다. 앞서 22일 기재위 조세조정소위원회는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20개비당 594원, 비궐련형 전자담배는 1g당 51원씩 각각 과세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현재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 부과 기준이 없어 한 갑(20개비)당 일반담배(594원)가 아닌, 파이프담배(126원)에 준하는 세금만 내고 있다.
기재위 한 관계자는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입법 미비로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소위에서 합의한 법안을 위원장이 직권으로 상정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서민 증세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이달 28일 전체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31일 본회의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법사위 심의를 위한 5일간의 숙려 기간을 감안하면 이번 달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28일 전체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은 9월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진다.
전자담배의 담뱃세 인상은 외국계 담배회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담뱃세가 인상될 경우 담배업계에서는 ‘아이코스’와 ‘글로’ 기기에 넣어 태우는 스틱 제품의 가격이 4300원에서 5000~6000원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 중인 필립모리스, BAT(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 등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전자담배의 담뱃세 인상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