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조사(調査)와 수사(搜査)

입력 2017-08-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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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는 말도 듣고, 때로는 “○○○ 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말도 듣는다. 조사하는 것과 수사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조사(調査)나 수사(搜査)나 ‘査’는 다 ‘조사할 사’로 훈독하는 글자로, 뭔가를 찾아내려 한다는 의미이다. ‘調’는 ‘고를 조’로, 어느 한쪽에 편향됨이 없도록 균형을 잘 잡아 평탄하게 한다는 뜻이다. ‘고루고루’라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조사는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게 이것저것 다 따져서 고루고루 살펴본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은 “사물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봄”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잘못 설명한 것은 아니지만 2% 부족하다.

‘搜’는 ‘찾을 수’라고 훈독하는 글자로, ‘搜査’ 역시 일반적 의미는 “찾아서 살펴봄”이다. 그런데 이 수사는 이미 전문적인 법률용어로 사용되기 때문에 “찾아서 살펴봄”이라는 일반적 의미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법률용어인 ‘수사’는 “범죄의 혐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범인과 관련된 증거를 수집·보전하는 활동”, 즉 검사가 형사사건의 재판을 청구하거나 청구된 재판을 유지하기 위해 범인의 신병을 확보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뭔가를 찾아 살피는 활동을 뜻한다. 조사는 아직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펴보고 찾아보는 행위이기 때문에 더러 ‘내사(內査:드러나지 않게 조사함)’라고도 한다.

조사든 수사든 검찰에 불려 나가는 일을 기분 좋게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혹 억울한 사정을 밝힐 기회가 주어져 속 시원한 진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조사나 수사는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려는 조치인 만큼 제대로 조사하고 수사해서 진실이 왜곡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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