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트바트 뉴스로 돌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이 18일(현지시간) 급작스레 경질되고 나서 “반(反) 트럼프 세력과 전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스스로 백악관을 떠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반대론자들과 맞서 싸우겠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을 떠나서도 충성스러운 참모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배넌은 백악관을 나와 자신이 만든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뉴스로 돌아간다. 브레이트바트뉴스는 배넌이 바로 회장직을 맡아 이날 저녁 편집회의를 주최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배넌이 언론인으로서 미디어를 이용해 반 트럼프 세력과 맞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63세의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 내 극우 포퓰리즘 성향의 선봉에 있는 인물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적인 성향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 지난 12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사태 당시 배넌은 트럼프에게 극우만 비난하지 말고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실제로 샬러츠빌 테러를 두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진보 성향의 매체인 아메리카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배넌은 “북한 문제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전쟁이 나면 30분 만에 한국에서 수천만 명이 죽을 텐데 어떻게 군사적 옵션을 쓰냐”고 말했다. 군사적 해법을 배제한 채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당시 배넌의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부정한 것이기도 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참모인 샘 눈버그는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했다”며 “트럼프가 공언한 아젠다를 실행에 옮기고자 매일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배의 퇴진에 대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면서도 “이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편향성을 위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배넌을 백악관 밖으로 몰아냈지만 새로운 위험이 있을 수 생겨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전통적인 공화당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백악관 내 일부 세력들은 배넌의 축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를 내쫓음으로써 대통령이 정책을 추진하는 데 동력이 떨어진다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