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까지지만,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역대 거래소 이사장 중 최단 재직기간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이날 거래소 측에 중도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대표적인 ‘친박인사’로 꼽혀 탄핵정국에서 중도 사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거래소를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개월이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급박하게 변해가는 국내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큰 대과없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자본시장이 오랜 박스권을 극복하고 활기를 더해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 이사장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관련 업무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정 이사장의 사임을 시작으로 이른바 ‘친박인사’에 대한 ‘물갈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이사장을 비롯해,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은 지난 정부 시절 임명됐다.
정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거래소는 후임 이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거래소 규정상 사외이사 5명, 상장사 대표 2명, 금융투자협회 2명으로 구성된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