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양비론 주장하며 태도 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폭력시위를 두고 또다시 태도를 바꿨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양측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한쪽에 나쁜 사람들이 있고, 이에 맞서는 반대편 단체가 있었는데 반대 단체 역시 폭력적”이라며 우익단체와 반(反) 시위대를 동일시했다. 또 그는 “신나치단체와 쿠클럭스클랜(KKK)은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면이 있다”고 우익단체를 두둔하는 성격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 뒤 KKK의 전 대표인 데이비드 듀크는 트위터에 “좌파 테러리스트를 비판한 트럼프의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썼다.
지난 12일 샬러츠빌에서 폭력시위가 발생했을 때도 트럼프는 “증오와 분열이 멈춰야 한다”고 말했으나 책임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한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가 양비론을 편다는 반발이 일자 백악관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지난 13일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14일에 트럼프는 워싱턴 D.C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종차별은 악”이라면서 “증오와 편견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KKK와 네오나치, 백인 우월주의자와 다른 증오집단들을 직접 언급하고 “편협의 이름으로 폭력을 저지른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트럼프는 양비론 논란을 의식한 듯 정확하게 극우단체를 지적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다시 견해를 바꾸면서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날 트럼프 타워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생각은 도덕적인 흠을 내비친 것과 같다고 논평했다. 또 “트럼프의 현재 태도는 3일 전 트럼프가 취했던 태도와 같다”며 “두 집단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트럼프는 정치의 실패에서 나아가 도덕적인 리더십의 실패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