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 트럼프 당선後 최고치…전문가들 ”당분간 강세 지속”

(한국거래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내 금값이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금값의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의 환경이 금 가격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가격은 1g 당 4만69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인 11일과 비교하면 주말 사이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소폭(-0.49%) 하락했지만 장중 기준으로는 4만734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세간에 통용되는 3.75g(1돈) 기준으로는 17만7525원이다.

달러화 약세로 국제 금 가격의 우호적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긴장감마저 고조되면서 상승폭을 가파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와 금 실물사업자의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최근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산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시장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값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금 가격은 지난해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금값이 단기간 크게 상승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한 적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금 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달러화 가치가 금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달러 약세 흐름이 당분간 더 지속될 수 있는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예정된 ‘잭슨홀 미팅(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례 경제심포지엄)’과 9월 미국의 통화정책회의 이후 방향성이 뚜렷해질 것”이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이나 자산보유 축소 계획에서 시장의 기대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보여준다면 달러가 한 차례 더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에도 보다 긍정적인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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