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저가 매수'를 외칠 때가 아니다

입력 2008-01-14 17:3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추가 하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 '가격의 오류는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 '위기가 때로는 기회가 될 수 있음에도 유의', '연중 1분기가 가장 취약, 역발상으로 접근해야'

오늘자 각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데일리 리포트의 시황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 제목들이다.

데일리 리포트는 장 시작 전 배포되기 때문에 그날 증시를 예견하기도 하고 또 그날 시장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늘 아마 이런 제목의 보고서들을 접하고 섣불리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라며 적잖이 후회했을 것이다.

전 주말 코스피 지수는 200일선을 이탈했다. 그렇게 믿었던 1800선을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03년 이후 200일선을 하회한 경우는 2004년 4월과 2006년 6월에 있었다.

2004년과 2006년, 200일선을 상향돌파하기 까지는 각각 81 거래일과 57 거래일이 걸렸다.

따라서 전주 200선의 이탈은 향후 본격적인 조정기라고 보는 것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포인트, 코스닥은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하듯 개인들도 적극적 매수세에 동참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해외 상황을 보더라도 이번 주 시티를 비롯한, JP모건,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주들의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3분기 이들의 실적발표로 인해 주가가 출렁인걸 생각하면, 또 이번 분기가 전분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면, 이번 주는 절대 '저가매수'에 동참할 때가 아니다.

게다가 금융주의 악화에 이어 IT섹터나 소비재쪽도 우려감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200일선을 이탈한 이상, 당분간 증시는 일시적으로 반등의 기미는 보이겠지만, 추세적으로 200일을 상향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월말 FOMC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그 효력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이다.

절대 '저가 매수'를 외칠 때가 아니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원은 "아직 확신하기 이르지만, 중기 추세선인 200 일선 하향 이탈은 향후 본격적인 조정기 돌입을 시사하고 있다"며 "투자은행들의 부실과 실물경기지표들이 여전히 안 좋게 나오는 걸로 봐서 모멘텀은 부족해 17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물론 국내증시의 단기 낙폭이 크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중기 추세선 이탈, 현 주가 하락이 국내증시 문제만이 아닌 글로벌 증시 전체의 문제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며 "또한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당장의 효력을 발생 시키기보다 시간 소요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200 일선이 비교적 강한 저항대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이번주까지는 일단 우려감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비록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금융주 실적 발표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추가적인 하락도 각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투자심리도 악화된 상태이고 금융주의 실적 악화뿐 아니라 IT, 소매, 유통 등 소비경기 관련주로도 확대되고 있어 공격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