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어 黨權 접수 나선 안철수…대선 패배후보 조기복귀 藥 혹은 毒

입력 2017-08-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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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호남 지지율 급락 위기감…내년 지방선거 패배하면 정치생명 위협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 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strongman55@(이투데이DB)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의 당대표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이어 대선 패배 후보가 잇달아 당권 접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대선에서 패한 후보는 한동안 자숙 기간을 거치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과거와 비교하면 홍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행보가 사뭇 이례적이란 평가다.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대선에 나서는 걸 우선 생각했다면 지금은 물러나 때를 생각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일 당대표에 선출된 홍준표 대표가 “저는 오직 하나의 이유로 당대표에 나섰다. 당이 어렵고, 절체절명의 위기이기 때문”이라며 당의 위기를 앞세운 것과 흡사하다.

안 전 대표는 5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이 끝난 지 87일 만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고, 홍 전 대표는 41일 만에 당대표에 올랐다. 그러나 앞서 치러진 대선에서 패했던 후보들은 일종의 관례처럼 모두 1년 이상 현실 정치와 거리를 뒀다가 복귀했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은퇴 선언 후 3년 뒤 전격 복귀했고, 15대·16대 대선에서 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1년여를 쉬거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현실 정치 무대로 돌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지고는 3년 뒤에 당권에 도전했었다.

안 전 대표와 홍 대표가 정치 일선에 빨리 복귀한 건 각자의 사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안 전 대표는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율이 급락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돼 자신의 정치 기반이 사라질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대표의 경우, 대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부터 사실상 당대표를 노리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어 자신의 신변 보호용으로 애당초 당대표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두 당 모두 대안이 부재한 데다, 국회의원 배지가 없는 안 전 대표와 홍 대표 모두 잊힐 것을 우려한 초조함에 선뜻 당대표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적 생명에 위협도 받을 수 있는 독배를 드는 형국이란 분석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4일 “떨어진 대선후보가 이쪽에서 금방 복귀하니 다른 쪽도 그러는 게 아니겠나. 악화가 구축하는 비정상의 상황”이라면서 “둘 다 당을 앞세우지만 정치적 사심이 없다곤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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