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임시회…국정과제 뒷받침할 법안들 대기
물관리·공수처·근로시간 ‘숙제’에 인사청문회도 남아
與 세법 개정안 정지작업…野 3당 반대에 난항 예고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시작에 앞서 16일부터 열리는 8월 임시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법률안 마련 등에 시동을 건다. 8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91개가 국회의 입법이 있어야 하는데 총 647건(법률 465건,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 182건)의 법령 제·개정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현안인 세제개편안과 8·2부동산 대책 실행을 위해서도 17개 정도 법안의 후속 입법 작업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9월 말까지 국회 특위를 구성해 여야가 협의하기로 한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근로시간 특례업종 추가 축소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다.
정치권 정쟁에 기약 없이 표류해 온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도 8월 결산국회에서 서둘러 마무리해야 할 숙제다. 11일 청문회가 열리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다음 주 중으로 인선될 가능성이 큰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처리 등도 대기 중이다.
문제는 8월 결산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현안을 놓고 벌써 여야 간 신경전이 뜨거워 합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초고소득자·초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조세 정상화를 위한 ‘핀셋 증세’, 8·2 부동산 대책은 투기 억제를 위한 ‘서민 주거 안정화’ 조치라며 야당의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야 3당은 각각 ‘무리한 증세’, ‘실패했던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되풀이’라며 비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득세 인상·양도세 중과에만 공감대를 이뤘을 뿐 법인세 인상에서는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하다. 민주당은 또 결산국회가 열리면 국민의당부터 설득해 김 후보자의 인준한 표결을 시도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이 협조 불가 입장에 변화가 없어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에 반발해 남은 인사청문회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추후 남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우리 당이 참여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8월 입법전쟁에 대비해 여론전을 가속화하며 협치로 풀어나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유동수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다른 현안도 논의되겠지만 증세와 부동산대책이 워낙 정책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어 초점이 흐려지지 않도록 이 두 사안에 집중할 것”이라며 “신속한 입법 지원을 위해 다음 주부터 한국당 등과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증세와 관련한 법안 협상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최대한 우군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부자증세 취지에는 공감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