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독대 진술할까에 관심… 7일 결심공판 뒤 2~3주내 선고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2일 오후 진행된다. 2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이 부회장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 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이 부회장 순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독대과정과 그 내용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당사자다. 특검은 독대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통령 간 '대가관계 합의' 또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본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정 씨의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한 적도, 뇌물을 건네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정 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애초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어렵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1일 발가락 부상 등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설 예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을 증인석에 세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은 두 차례 무산됐다. 지난달 19일에는 법원이 구인영장까지 발부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끝내 거부해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마무리한 뒤 3일과 4일 양측에 공방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7일 특검의 구형과 삼성 측의 최종 변론을 듣는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선고 공판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뒤 2~3주 내에 열릴 전망이다.
한편 삼성 임원들은 최 씨의 영향력이 두려워 정 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했다는 '피해자' 논리를 펴고 있다.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은 1일 피고인 신문에서 "원래 올림픽 승마 선수들을 지원하려고 했는데 최 씨의 겁박으로 정 씨만 지원했다"고 밝혔다.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 역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을 비방하는 것이 두려워 정 씨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최 씨가 어떤 형태로든 비난하거나 험담하고 해코지할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장 전 차장은 또 정 씨에 대한 승마 지원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