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6거래일간 1조8839억 매도…“전통적 비수기… 모멘텀 좋아 급락 없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2400선 초반까지 후퇴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8월 증시가 일시적 하락 국면에 진입하면서 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만큼 조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동안 총 1조8839억 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 기간 동안 2450선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2400선까지 물러섰다. 기관이 2조 원이 넘게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들이 그동안 코스피 랠리를 이끌었던 IT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IT에 거친 주가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시점부터 매도의 주체로 파악되는 것은 외국인이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면 기관도 상당부분 차익실현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8월에 접어들면서 증시가 기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가 최고가 행진에 나서며 7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고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높아졌고, 특히 IT의 시장 주도력이 컸던 만큼 조정 압력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한국 증시는 기간 조정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IT 업종의 이익 전망 상향 속도가 둔화되고, 자동차 등 경기관련소비재 업종에 대한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며 KOSPI 200 종목에 대한 2017년 영업이익 전망은 정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110원 미만에서 환차익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대수익이 낮아졌고, IT 기업 실적발표 이후 이익 개선이 정체된 점은 외국인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외국인 매도 물량 추가 출회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코스피의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실적에 따라 지수가 움직이는 실적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란 설명이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셀 코리아의 명분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당장, 경기 혹은 실적 전망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낮고 밸류에이션 역시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명목가격에 대한 부담만으로 조정을 서둘러 대비할 필요는 없다”며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선호도 관점에서 봤을 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