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상반기 순손실 1000억… 한계상황 내몰렸다

입력 2017-07-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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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대금도 못 줄 상황..금융위 매각 물밑 조율 시동

금호타이어가 급격한 실적 악화와 함께 자체 현금흐름으로 협력사 물품대금과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의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이 회사가 빠르게 부실화되면서 금융당국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재무제표를 고려하면 매각이 무산됐을 때 법원 주도의 ‘P플랜(회생형 단기 법정관리)’ 첫 사례가 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한계 상황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회사는 올해 1~6월 1000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60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현금흐름은 더욱 나쁘다. 금호타이어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2분기 -1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에서 운전자금을 뺀 수치다. 매달 300억 원 이상을 은행에서 빌리거나 보유한 현금에서 빼서 써야 한다는 뜻이다.

7월에는 현금도 바닥났다. 이 회사 직원들은 27일 NH농협은행 등을 찾아가 당좌대월을 쓰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당좌대월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돈을 빌리러 동분서주했는데 일부 기관에서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결국 몇몇 은행에서 당좌대월을 허용한 덕에 금호타이어는 27일 직원 월급을 지급했다. 이처럼 금융기관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연명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 상황이 악화했다.

금호타이어의 회사 사정이 나빠진 것은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갈등이 격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박 회장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서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호남 지역 단체들은 채권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잘잘못을 떠나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는 박 회장의 몽니와 채권단의 강경 일변도 대응이 원인이란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해당 기관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박 회장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며 “금호아시아나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매각을 순조롭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 등 채권단이 28일 결의를 통해 박 회장이 당초 제시한 상표권료 관련 원안을 수용한 것을 두고 금융위가 본격적인 중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이후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채권단은 연간 매출액 대비 0.5%, 20년 사용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날 금호산업에 발송한다. 박 회장은 12.5년까지는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채권단이 되레 20년으로 다시 높였다.

박 회장이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불스타에 당초 계약서 내용과 달라진 상표권료(연간 0.2%) 차액을 보전하는 것을 두고 가격 조정이라고 박 회장이 반발할 수 있다. 그러나 나빠진 금호타이어 상황과 함께 금융위까지 조율에 나서면서 어떻게든 접점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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