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진에…2분기 수익성 '악화'

입력 2017-07-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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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체인지 추진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SK이노베이션이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과 정기보수 등 대내외 변수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화학·윤활유사업이 견조한 성과를 내며 석유사업의 부진을 상쇄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211억8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38%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5610억5200만 원으로 2.73%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921억1300만 원으로 53.32% 급감했다.

전 분기보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25%, 58.06%, 66.03%씩 감소했다.

2분기 수익성이 대폭 악화된 것은 유가 급락에 따라 재고관련 손실이 증가하고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석유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두바이유 기준 평균 유가는 배럴당 3.3달러가량 하락했다. 다만 석유사업 부진에도 화학·윤활유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이를 상쇄해 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하락이라는 외부 변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7조3876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이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정기보수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4414억 원 감소했다.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정기보수에 따른 물량감소, 납사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이 늘어남에 따라 전 분기 대비 1210억원 감소한 33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기유제품 판매가격 인상 반영에 따른 마진 개선과 성수기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253억 원 증가한 12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하락 및 판매물량 감소로 직전분기 대비 221억 원 감소한 3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일 평균 생산량은 5만3000배럴로 직전분기 대비 약 1000배럴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2분기 부진으로 인해 올 상반기 실적 역시 악화됐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21조9481억2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254억5300만 원으로 27.43%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조1520억5900만 원으로 3.36%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화학·윤활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2분기 석유사업이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 반면, 그간 추진해 온 딥 체인지의 성과로 화학·윤활유사업이 약진하면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실적 변동 위험성을 최소화한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딥 체인지 2.0’의 가속화를 위해 화학, 윤활유, 배터리 사업 중심 사업구조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유가의 안정세로 석유사업의 실적이 개선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역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화학·윤활유 등 비석유사업의 실적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유가 전망이 안정적임을 고려할 때, 석유사업의 실적 개선까지 더해 연간 기준으로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사업은 저유가 효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신흥국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글로벌 정유설비 신증설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인 가운데, 역내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성수기 효과 등이 겹쳐 정제마진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양호한 실적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사업은 올레핀 제품 스프레드가 미국 에탄 크래커 신규설비 가동으로 다소 조정될 전망이나, PX 등 아로마틱 제품은 일부 대형 신규시설의 가동지연과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양호한 스프레드가 지속되며,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월 인수를 발표한 다우케미칼 아틸렌아크릴산(EAA)의 수익이 본격적으로 창출될 것으로 보여 비석유 부문의 수익 창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활유 사업은 기유 마진 추가 상승, 판매량 증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정보전자소재사업 역시 글로벌 IT 및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라는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반기로 보면 전년도 실적의 절반 수준을 달성해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딥 체인지를 왜 반드시 해야 하는지 여실히 확인하게 된다”며 “알래스카에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가기 위해서 사업구조 및 수익구조 혁신 등에 대한 딥 체인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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