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회담 ‘반응없는 北’ 베를린 구상 첫발부터 난관

입력 2017-07-21 10:37수정 2017-07-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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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회담 개최도 불투명…북 추가도발 가능성도 제기

▲우리가 제안한 군사회담 개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9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한 경비병이 남측을 살피고 있다. 북측은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의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군사회담이 결국 불발됐다. 정부가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일로 제시했던 21일 아침까지도 북한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의 묵묵부답식 대응은 사실상 우회적인 거부로 받아들여진다. 이로써 베를린 구상의 후속조치로 시도된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노력은 첫걸음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정전협정일인 27일까지 반응이 없으면 8월 1일 남북적십자회담 개최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까지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져 정부와 청와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북측이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오늘 회담이 열리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7일 북측에 이날 군사분계선에서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을 통일각에서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한 공식 매체마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회담은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논의 주제를 두고 북한의 역제안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1차 제안은 사실상 불발된 것이다.

특히 북한은 회담 제의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우회적인 회담 거부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시한 정전협정 64주년 기념일(27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북한이 추후 회담 의사 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에 군사회담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국방부는 입장자료에서 “남북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대화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라면서 “북측이 조속히 우리의 제안에 호응해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북한에 수정 제의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측에 제의한 남북 군사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북한의 반응에 따라 관계 부처와 협의해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끝까지 북한이 군사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대한적십자사가 다음 달 1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위해 제안한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까지 나선다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남북경제 통일을 도모하겠다며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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