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5개년 계획] 공정경제 구축 드라이브…다중대표소송·전자투표 추진

입력 2017-07-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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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해소 등 재벌개혁 정책과 더불어 대기업·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 갑질 문제를 해소할 문재인 정부의 액션전략이 나왔다. 특히 반칙을 일삼는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추는 공정경제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구사할 계획이다.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5개년 계획’이자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 중 하나는 활력 넘치는 공정경제이다.

우선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갑을 문제 개선·해소를 위한 을지로위원회 설치를 연내 대통령직속으로 추진한다. 범정부 을지로위원회는 갑을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분야를 중점으로 자문기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럼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민원처리 기관’이 아닌 만큼, 을지로위원회의 역할에도 상당한 힘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은 불공정 갑질 처벌·피해구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정책붜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분야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및 법집행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아울러 기술유용, 부당단가 인하, 전속거래 구속행위 등 불공정하도급 행위 근절방안도 추진한다.

갑의 보복조치에 대해서는 제재수단을 높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하는 방안을 세웠다.

국회 법 개정 사안인 가맹점사업자단체 신고제 도입 및 대리점 사업자 단체구성권도 명문화된다. 최저임금 인상 등 노무비 변동 때 납품단가 조정을 할 수 있는 협의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규율도 정비된다. 정부는 올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를 높이고 기업회계 규율도 다듬질키로 했다.

증권선물위원회의 형사벌 대상 제재의결서 공개도 확대된다. 주가조작 범죄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회계법인의 독립성·객관성 보장을 위한 감사인 지정제도가 개선된다. 금감원 감리주기도 25년에서 10년으로 단축된다.

분식회계·부실감사에 대한 제재가 형벌 10년, 과징금한도 폐지로 강화된다.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으로는 내년까지 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제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법집행과 사면권 심사가 강화될 예정이다.

편법적 지배력 강화 차단할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도 올해부터 내년 기간 중에 강화키로 했다. 총수 일가 등의 실질 지배 해외법인을 통한 국내 계열사 출자현황도 공시된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근절을 위해서는 내년까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적용대상 확대, 사익편취 행위 상시 감시도 이뤄진다.

금산분리를 위해서는 내년까지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강화되고 내년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도 시행된다.

공정위의 전속고발제와 관련해서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T’를 두도록 했다. TFT는 의무고발요청기관 확대, 공정위 소관 일부 법률상 전속고발제 폐지 등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쏟아지는 사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정위 조직·인력 확대도 검토에 들어간다. 대기업집단, 유통·가맹·대리점 등의 조직·인력 강화가 대표적이다.

가맹법상 조사권 일부는 광역지자체와 분담하는 등 공정위·지자체 간의 법집행 협의채널이 가동된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업무에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지자체의 과태료 등의 법 집행 전문성도 높여야할 부분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서울·경기도와 실무적 협의가 최종 진행 중이다. 두 지자체가 상당 정도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MOU를 추진하려 한다”며 “MOU를 체결한다는 것은 지자체들의 법집행 안정성과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이 밖에 중기청은 민생에 영향이 큰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이 추진되고 중소기업단체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도 설치된다.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갑질이 만연해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의 공정거래법에 의한 조사와 판단, 그리고 제재가 너무 약해 충분한 억지력을 갖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공정거래법 집행을 강화해 갑질을 철저히 적발하고 경제적 인센티브가 없어지도록 충분한 수준의 제재를 가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예컨대 갑질 조사를 더 많이 하고 과징금 액수를 현재보다 크게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그 때 비로소 형벌이 필요한 시점이 될 것이나 형벌 만능주의는 문명국가가 나갈 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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