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텔스만, 종이책에 베팅…펭귄랜덤하우스 최대 주주로 등극

입력 2017-07-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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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 지분 22% 사들여

독일 미디어기업 베텔스만이 미국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의 지분을 75%까지 늘리며 출판사업에 크게 배팅했다.

베텔스만은 11일(현지시간) 팽귄랜덤하우스의 지분을 22% 더 사들여 총 7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기존에 47%의 지분을 가졌던 영국 출판 기업인 피어슨은 지분이 25%로 줄어들었다. 피어슨은 팽귄랜덤하우스의 지분을 22% 매각해 총 9680만 달러(약 1109억 원)를 가져갈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베텔스만이 펭귄랜덤하우스 지분을 대거 늘린 데는 전략적인 분석이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전자책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출판업은 사양 사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베텔스만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고, 사람들의 독서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베텔스만은 2020년이면 전 세계 출판 업계의 수익이 2015년보다 9.7% 늘어난 1229억5000만 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펭귄랜덤하우스도 출판업의 미래가 아직은 밝다고 내다봤다. 펭귄랜덤하우스의 마르쿠스 도일 최고경영자(CEO)는 “종이책은 적어도 100년 뒤에도 팔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판 업계 전문가인 뤼디거 위슈바트 애널리스트는 작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펭귄랜덤하우스의 매출 중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베텔스만의 토마스 래브 CEO는 “펭귄랜덤하우스 지분을 늘리면서 의사 결정 권한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혔다. 그는 “중국, 인도, 브라질 시장에서 출판 사업 전망이 밝다”며 “이번 거래는 재정적, 전략적으로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베텔스만의 베른 히르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매수 자금을 조달했다”고 말했다.

펭귄랜덤하우스는 2013년 피어슨그룹의 출판사업부 펭귄북스와 독일 베텔스만 출판사업부 펭귄랜덤하우스가 합병해 탄생했다. 펭귄랜덤하우스는 1년에 1만5000권 이상의 도서를 출판한다. 지난 3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집필한 자서전 두 권의 판권을 취득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는 출판사를 경매로 정했는데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 산하 하퍼콜린스, 사이먼&슈스터 등이 뛰어들었다. 경매 끝에 판권은 펭귄랜덤하우스로 돌아갔고 판권료는 65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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