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상관없다. 그냥 올 시즌 끝날 때까지는 메이저리그(MLB)에 있고 싶다. 지금은 그게 목표다."
빅리그로 콜업된 첫 경기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주목받은 황재균이 5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면 좋겠다. 최대한 즐기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오래했으면 좋겠다"라며 "간절한 마음도 항상 갖고 있지만, 너무 집착해서 오버하는 야구는 하고 싶지 않다"며 올 시즌 목표를 메이저리그 잔류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은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의 거액 제의를 뿌리치고 미국으로 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3개월 간 활약하다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로 콜업됐고, 빅리그 데뷔전에서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로 콜업됐을 당시에 대해 "사실 모든 걸 내려놨다. (팀에서) 나를 콜업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그냥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면 더 야구를 잘할까. 어차피 나는 나중에 야구를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데 지금 와서 내 모든 걸 무너뜨리는 것보다 차라리 더 좋은 걸 가지고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마음먹었고, 그때부터 성적이 희한하게 올라가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마음 편하게 비우고 있는데 갑자기 콜업이 됐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메이저리그 야구를 한 경기라도 해 보는구나, 내 할 것 다 했다'라는 생각이 처음에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서 기다림이 길어지고 성적이 엇비슷한 선수들이 빅리그로 승격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쳐갔고, 옵트아웃(선수와 구단 간 동의가 있는 경우 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를 선언하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 황재균은 "제가 뭐 치고 싶어서 친 게 아니라 그건 뭐로 설명할 수가 없다. 홈런을 치고나서 베이스를 뛰면서 환호성을 들으니 '아. 내가 지금 메이저리그에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라며 "데뷔 전 홈런 영상을 100번도 넘게 봤다. 봐도 봐도 기분이 좋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좋은 얘기와 응원을 많이 들으면서 미국에 건너왔지만 너무 늦게 성과를 보여드린 것 같아서 팬들에게 죄송하다. 늦었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즐기며 웃으며 야구하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아침마다 좋은 소식으로 기분 좋게 출근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재균은 5일까지 5경기에 출전해 모두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86(14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