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아메리카퍼스트’, G20에서도 유효할까

입력 2017-07-05 09:23수정 2017-07-05 09:2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독일·캐나다·중국 등 최근 미국과 거리 두기 나서

독일에서 오는 7~8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취임 5개월이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주의에 세계 각국은 웬만큼 적응을 했지만 최근 독일, 캐나다 등은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라고 4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인 오는 6일 폴란드를 먼저 찾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부담하는 폴란드를 트럼프는 치켜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트럼프는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고 7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20 정상회의 자리에서 트럼프는 최근 파리기후변화협상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한 탓에 각국의 적개심에 직면할 수 있다고 CNN은 내다봤다.

트럼프가 두 번째 유럽 방문에서 또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를 천명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5월 28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직후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챙겨야 한다”며 “다른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천명했다. 유럽연합(EU)의 리더격인 독일이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언론들은 해석했다. 메르켈이 독자 노선을 언급한 데는 트럼프 탓이 크다. 트럼프는 G7 회의 기간에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했고 G7정상 중 당시 유일하게 파리협약에 대한 지지 표명을 유보했다. 이후 트럼프는 파리협약 철회를 공표했다.

사사건건 트럼프와 날을 세운 메르켈은 오는 9월 총선 공약집에서 미국을 종전에 ‘친구’라고 설명했던 표현을 뺐다.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CDU)과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당(CSU)이 미국을 수식하는 표현에 변화를 주자 독일과 미국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의미라고 언론들은 풀이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캐나다도 트럼프와 거리를 두고 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미국의 안보에 기대서는 안 되며 캐나다는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메르켈의 독자 노선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또 프릴랜드 장관은 파리협약을 탈퇴한 미국에 실망을 표하기도 했다.

무역 불균형 문제로 압박을 받는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냉랭한 관계를 표면에 드러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독일 일간 디벨트에 오피니언란에 글을 기고했는데 이 글에서 시 국가주석은 동병상련인 독일에 손을 내미는 듯한 표현을 썼다. 시 국가주석은 “중국과 독일이 세계 질서를 형성하려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세계 각국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메리카 얼론(America alone)’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근 백악관의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강한 동맹을 중시한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