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요 창출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부상
학교 앞에서 라면, 김치볶음밥, 된장찌개, 떡볶이 등 온갖 메뉴를 팔던 분식집이 변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개성 있는 메뉴를 개발해 캐쥬얼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분식점이 늘고 있는 한편, 자신 있는 한두 가지 메뉴로 전문성을 강조한 매장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 '분식집' 아니죠∼, '캐쥬얼 레스토랑' 맞습니다∼
'마쪼'는 기존 분식점처럼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들리는 식당이 아니라 세련된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을 갖췄다.
샐러드를 메뉴 구성에 넣어 주 고객인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했으며, 덮밥 메뉴는 바비큐, 커리 등을 응용해 기존의 덮밥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하와이안팜 등 매우 이국적인 메뉴를 우리 입맛에 맞게 보완하고, 면 요리는 베트남 쌀국수와 일본식 라멘 등 전문점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메뉴를 추가했다.
더욱이 인테리어도 20∼30대 여성 고객층을 겨냥해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색감 등을 살려 모던함을 강조했다.
'미아띠'는 카페형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기존 분식집의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원색과 파스텔톤의 색채가 조화를 이루는 실내 인테리어는 이곳이 분식점인 것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메뉴도 도미·연어·새우 등으로 만든 초밥과 캘리포니아 롤을 중심으로 14가지에 이르는 오므라이스·커틀렛·웰빙비빔밥 등으로 구성했다.
미아띠는 대중성 있는 메뉴를 제공하지만, 고급스런 맛과 분위기·서비스를 즐기며 대화와 여가를 위한 퓨전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라면과 스테이크를 조합한 퓨전 분식점도 등장했다.
'밥톨스'는 바다라면, 육지라면, 등심스테이크, 치킨스테이크, 오므라이스, 덮밥, 돈가스 등을 퓨전 테마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개발했다.
또 구운 계란, 토스트, 음료수를 500원에 먹을 수 있는 '셀프메뉴'를 추가해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에피타이저나 사이드메뉴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모든 메뉴별로 레시피를 마련해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무인 식권판매기를 도입해 인건비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등장한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는 궁중음식인 떡찜에 1∼5단계로 조절해먹을 수 있는 매운맛을 가미해 만든 떡찜을 제공해 젊은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성장이 기대된다.
◆ 한두 가지 전문 메뉴로 승부
스파게티전문점 '솔레미오'는 중저가 가격대와 한국인 입맛에 꼭 맞는 소스를 개발해 다양한 스파게티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에 성공한 스파게티용 고추장소스는 이 집만의 자랑거리다.
토마토·크림·칠리·미트소스 등 여러 메뉴 중에서 고추장소스를 넣은 해물스파게티의 인기가 가장 좋다.
비법 소스가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나무의 결이나 돌의 투박한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고 화사한 파스텔톤의 색채들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방스식 인테리어는 이곳의 주 고객인 10대에서 30대 여성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프로방스 김명기 상무는 "손님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블로그나 인터넷카페 등에 올리고 인테리어가 예쁜 집으로 소개하고 있어 별다른 홍보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오므라이스전문점 '오므스위트'는 인테리어와 메뉴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 곳은 5000원부터 9000원 정도의 가격에 오므라이스, 스파게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므라이스'라고 하면 계란지단으로 감싸 케첩을 뿌린 볶음밥이 떠오르지만, 오므스위트의 오므라이스는 큼직한 접시 위에 안심커틀렛, 케이준치킨, 훈제닭다리구이, 통째 튀긴 왕새우 등 다양한 토핑이 얹혀져 나온다.
이같은 요인 때문에 기존 분식집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고급스럽게 식사를 즐기고자 하는 20대 여성들이 줄을 서고 있다.
모든 오므라이스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볶음밥과 계란지단은 미리 준비해두고 주문에 따라 토핑만 바꿔주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2∼5분 정도로 짧아 회전율이 높은 편이다.
럭셔리 떡볶이레스토랑 '누리미'는 빨갛고 맵기만 한 떡볶이에 다양한 색과 맛을 입혔다.
메인 메뉴인 떡볶이는 불고기 양념을 베이스로 한 브라운떡볶이, 춘장파우더와 캐러멜, 양파로 맛을 낸 블랙떡볶이, 크림소스를 이용한 이국적인 맛 화이트떡볶이, 제철 해산물로 만든 시푸드떡볶이 등 다양하다.
◆ 역세권 등 입지선정 중요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형태의 분식점은 기존의 일반 분식점에 식상해 하던 고객들의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내며,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주방장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소스나 재료를 완제품 형태로 공급해 주는 곳이 많아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스토랑 수준의 분식점을 찾는 수요는 점차 늘 것"이라며 "하지만 고급형 분식점은 상권이 좋아야 하고 인테리어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일반 분식집처럼 생계형 창업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역세권이나 대학가를 중심으로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최근 분식집은 맛과 인테리어의 고급화를 추구하면서 기존의 분식집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사진은 카페형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기존 분식집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미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