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운전을 멈춰 달라는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는 3일 시민단체 등 국민소송원고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당장 월성 1호기를 멈출만한 긴급한 이유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월성 1호기 부지를 포함한 경주 지역의 여성 갑상선암 발병률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월성 1호기가 인근 주민들에게 갑상선암을 유발할 정도로 방사성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1호기의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고 본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월성 1호기가 사고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현재 월성 1호기가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고 내진 성능을 0.3g 수준으로 보강하는 후속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주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규모 지진 발생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월성 1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한 원안위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항소심이 진행되자 김 씨 등은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원전 가동을 중단해달라고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