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관광업계] 유커 떠난 자리 무슬림이 채운다… 할랄·기도원 마련 나서

입력 2017-07-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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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방한 무슬림 98만명 33%↑…올 4월엔 15% 더 늘어…관광公 ‘무슬림 프렌들리 코리아’ 추진

서울이 무슬림(이슬람교) 관광객들로 채워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자리를 비우면서 무슬림 관광객이 ‘포스트 유커’로 자리잡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무슬림 관광객은 98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3.1%나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4월에는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의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15.1% 늘었다.

관광공사는 올 초부터 17억 무슬림 시장에 주목, 시장 다변화의 주요 타깃인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무슬림 프렌들리 코리아’(Muslim Friendly Korea)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무슬림 관광객 120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세계 2위 규모인 무슬림 관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관광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공사가 발표한 ‘2016 방한 무슬림 관광실태조사’를 보면 한국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3.46점으로, 이는 평균 만족도 3.92점보다도 낮은 수치다. 응답자의 38.3%는 한국 여행에서 필요한 개선사항 1순위로 음식 관련 내용을 꼽았다.

이에 정부는 할랄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란 뜻으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을 일컫는다. 고기 가운데서는 단칼에 목숨을 끊어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한 양, 소, 닭고기가 할랄에 속하지만 돼지, 개, 고양이 고기와 잔인하게 잡은 고기는 금지된다.

현재 국내에는 135개의 무슬림 친화식당이 있다. 무슬림식 음식을 파는 식당은 물론 김밥이나 삼계탕, 닭갈비 등 우리 음식을 할랄 재료로 만들어 파는 식당도 많다.

식당뿐만 아니라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기도실도 마련하고 있다. 무슬림은 하루에 5번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태어난 곳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를 올린다. 이들은 기도할 시간이 되면 길거리나 쇼핑센터에서도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는 중교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무슬림 관광객들이 자주 방문하는 서울 롯데월드, 코엑스는 물론 강원 춘천시 남이섬,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등 관광 명소에서는 이들이 편안하게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 메카의 방향을 일러주는 안내표지와 함께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양탄자나 방석 등을 뒀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도 자체적으로 작은 기도실을 마련한 숙박업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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