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의회 선거 사상 최악 참패로 기로에 선 ‘아베 독주체제’

입력 2017-07-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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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사상 최저인 23석 얻는 데 그쳐…고이케 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 돌풍 일으키며 과반 이상 확보

▲2일(현지시간)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한 음식점을 떠나고 있다. 출처 = AP연합뉴스

일본 자민당이 2일(현지시간) 시행된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리더십에 빨간불이 커졌다.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009년 최저 의석인 38석보다 더 적은 2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자민당의 참패로 그동안 아베 총리가 다져온 독주 체재가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자위대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당초 아베 총리는 개헌과 함께 중의원 해산도 계획했으나 이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사학 비리에 연루되고 아베의 측근 정치인인 도요카 마유코 중의원이 폭언·폭행 등의 논란을 벌인 게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탔다. 선거 전인 지난달 16~18일 니혼게이자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4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이전 조사보다 7%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해 2021년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자민당은 지난 3월 당 대회에서 당총재 임기를 내년 2012년 9월까지 늘릴 수 있도록 당규를 바꿨다. 최장수 총리를 꿈꾸던 아베의 계획은 이번 선거 결과로 타격을 입었다. ‘포스트 아베’라 불리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역사적인 패배를 인정한다”며 “개각 시기가 향후 정권 운용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조기 개각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는 8월 말까지 개각과 당 인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이번 선거 결과를 심각하며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이 연내 추진하려던 중의원 해산과 총선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베 총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선거를 치르면 의석을 잃을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자칫 개헌에 필요한 의석인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2일(현지시간)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한 도민퍼스트회의 대표 겸 도쿄 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반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는 127석 중 49석을 얻어 제1당을 차지했다. 돌풍을 일으킨 도민퍼스트회는 창당한 지 6개월 된 신생 정당이다. 도민퍼스트회와 연합한 공명당이 23석, 도쿄생활자네트워크가 1석, 도민퍼스트회가 추천한 무소속 6석을 포함하면 총 79석으로 과반인 64석을 훌쩍 넘는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도민퍼스트회는 지역 정당에서 전국 정당으로 부상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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