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상표권요율 0.5% 받아들이면 약속 지킨다"

입력 2017-06-3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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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9일 금호산업이 제시한 상표권 조건을 더블스타타이어가 받아들인다면 “나는 약속은 지킨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더블스타가 사용요율 0.5%를) 받아들이면 할 수 없는 것이지. 한 입으로 두말을 어떻게 하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금호산업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표권 사용 허가를 내주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호산업은 지난 9일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으로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가하겠다고 KDB산업은행에 회신했다.

특히 박 회장은 '상표권 요율을 상향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사용요율을 상향한 것은 금호산업이 제시한 안(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내가 대답할 말이 없다"고 했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중국 공장 등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를 묻자 “할말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요율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호산업이 상표권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지난 20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재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하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상표권 수정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진 교체, 이사진 선임 등의 절차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적으로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대표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표를 사임할 경우 경영 악화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회장을 해임하는 절차도 쉽지 않다는 점도 한 몫한다. 박 회장 측근이 해임안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므로, 금호타이어 이사회가 박 회장 해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현재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박삼구 대표이사, 이한섭 대표이사, 송봉영 부사장, 신동혁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신상민 전 한국경제신문 사장, 윤원중 전 국회 사무총장, 임홍용 전 KDB산업은행 자산운용 사장 등이다.

이 경우 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원에 박 회장 해임 가처분 신청을 받아 대표이사직에서 밀어낼 수 있다. 아직 금호타이어 경영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박 회장이 27일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법대로 하면 된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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