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기술경쟁이 에너지 밀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 SDI가 배터리의 에너지 고밀도화를 위해 SCN(실리콘 카본 나노컴포지트)를 소재로 삼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NE리서치 2017년 차세대 전지 세미나’에서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팀 부장은 “차세대 중대형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가 필요하다”며 “삼성SDI는 SCN을 중심으로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 부장은 삼성SDI가 국내 리서치회사와 유럽 7개국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기차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고 있는 요소는 크게 △주행거리 △충전소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거리의 경우 소비자들은 실제 일평균 43.3km를 주행하지만 설문조사의 27%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250~300km가 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19%의 소비자들은 350~400km가 되어야한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좋아지는 시점(임계점)은 350-400km인 것이다. 1세대 전기차의 배터리 평균 용량은 22kWh로 120~130km 갈수있는 수준이다. 2세대 전기차는 배터리 평균용량 34kWh 350~450km를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소도 글로벌 시장 중 가장 앞서가고 있는 독일과 미국 기준으로 보면 전기차가 독일은 4만3000대, 미국은 29만대가 있으며, 충전소는 독일과 미국 각각 1254개, 2070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은 내연기관의 경우 주유소가 2.8km마다 한개씩 있었지만, 전기차는 9.6km, 미국은 내연기관 주유소는 4.3km, 전기차는 39km마다 한 개씩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가격 문제도 소비자들이 수용가능한 가격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팩의 가격은 리터당 400Wh 밀도에 8000달러~1만6000달러 사이에 있다. 오 부장은 “에너지 밀도가 리터당 750Wh에 가격은 6000달러 이하까지 내려가야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가격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행거리, 충전소, 가격 문제의 해답은 배터리 밀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배터리 밀도가 높아지면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셀의 개수가 줄어들게 되면 배터리업체와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도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4가지 소재로 구성돼 있다. △방전 시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양극재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 음극재 △둘 사이에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해액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주는 분리막 등이다.
고에너지 밀도를 위해서는 특히 양극과 음극재의 역할이 중요하다. 1세대나 2세대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들은 수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 양이 규정되어있다. 이 때문에 양극을 많이 넣고 싶어도 음극의 양이 올라가지 않으면 한계가 발생한다. 오 부장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SDI는 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 SCN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SCN은 실리콘 소재 중 하나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널리 쓰이는 음극 소재는 흑연이다. 삼성SDI는 흑연을 베이스로 SCN을 섞어 용량을 키워 고밀도화를 이루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오 부장은 “실리콘을 섞을 경우 충방전을 하면서 리튬이온이 많다보니 부풀어오르는 문제가 발생되지만 그런 부분들의 개선작업을 동시에 이루면서 고에너지 밀도를 이룰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배터리는 이모빌리티(eMobility)의 핵심 키(Key)”라며 “이모빌리티 확대를 위한 배터리 기술이 확보된다면 전기차 시대는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