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내 하락하던 유통주가 모처럼 큰 폭으로 반등했다. 국내 소비심리지표가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통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27일 증시에서 유통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3% 오른 498.5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22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롯데하이마트(7.74%)와 롯데쇼핑(5.45%)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신세계가 4.18% 이마트가 4.08% 각각 오른 것을 비롯 △GS리테일 2.35% △GS홈쇼핑 3.51% △CJ오쇼핑 2.16% △현대홈쇼핑 1.94% 등이 일제히 강세였다. 최근 대주주 일가의 지분매각 이슈가 있었던 BGF리테일을 제외하면, 주요 유통기업 대부분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유통업종이 반등한 것은 소비자심리지수가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1로 지난 2011년 1월(11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종의 매출은 기본적으로 가격(P)과 판매량(Q)을 곱한 값인데, 가격에 해당하는 물가가 상당히 올라온 상태에서 소비심리 개선세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하자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향후 유통업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주요 유통기업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소비경기 회복 국면은 하반기까지 이어져 10년 만의 중장기 소비호황 사이클을 형성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주요 유통업체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두 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양호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본격적인 실적개선 여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유통업종 지수는 꾸준히 상승했는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상단 수준에 도달하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확장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가능성 역시 변수로 꼽힌다. 김태현 연구원은 “유통업 전체를 본다면 정책이 어떻게 변하든 영향이 없겠지만, 증권시장으로 한정하게 되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역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에 정부의 규제가 강해진다면 온라인 유통업의 상대적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