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날개’ 달았다] 김재준 코스닥위원장 “해외서도 코스닥 관심 높다… 780포인트 돌파 충분”

입력 2017-06-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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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벤처기업 활성화’ 기조에 코스닥 박스권 돌파 기대

▲한국거래소 김재준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현 정권의 정책 방향에 힘입어 △투자 수요기반 확충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 제고 △시장 활성화 등 3가지 전략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중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LA,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국 기업들이 생각보다 코스닥에 많은 관심을 보여줘 뿌듯했습니다.”

지난주 상장 유치를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의 말에는 생기가 넘쳤다. 긴 출장으로 인한 피곤함보다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2014년에 만들어진 코스닥 상장유치부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그에게는 고무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코스닥본부는 상장 유치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로 동분서주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적극 홍보해왔다. 그가 해외 기업들의 상장 유치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유망기업 투자 기회 제공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해외기업의 인정 △국제적 가치 제고 등의 장점이 있어서다. 이를 통해 지난 10년간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등 총 18개의 외국기업이 상장했다. 그는 “올해는 싱가포르, 영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실무자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라며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진출을 꿈꾸는 한상(韓商)기업이 잠재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일이 또 생겼다. 새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중소·벤처기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 이를 기회 삼아 코스닥본부는 △투자 수요기반 확충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 제고 △시장 활성화 등 3가지 전략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우선 코스닥 시장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되려면 기업들도 같이 노력을 해줘야 한다”면서 “특히 투자자를 위해 IR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등 정보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특히 올 들어 2조 원 이상 순매도한 기관투자자의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연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코스피 대비 시가총액 비중(7분의 1)만큼이라도 투자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코넥스와 스타트업마켓(KSM)의 성장 발판도 더욱 강력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넥스 시장은 공급(유통 주식수)과 수요(시장참가자) 제한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소액공모를 기존 연간 10억 원에서 20억 원까지 허용토록 했다”면서 “하반기에 이 같은 시행령이 개정되면 많은 투자자가 몰려오고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올 6월 기준으로 총 54개 기업이 KSM에 등록했다”면서 “KSM이 실질적인 스타트업 전용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80억 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마련했고, 지금까지 5개 회사에 7억6000만 원을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 위원장은 코스닥 지수에 대한 상승 기대감도 보였다. 2015년 하반기 이후 600~70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도 2015년 7월 장중 780포인트까지 올라간 만큼,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보다는 더욱 높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전보다 시장 인프라가 좋아졌고, 기업도 우량해졌기 때문에 정책 시행이 가까워질수록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코스닥 시장이 미국의 나스닥 시장과 같이 안정권에 들어서고 코스피 시장과도 진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만, 사실상 외부적인 정책적 배려가 병행된다면 2~3년 내 훨씬 더 세련된 시장으로 갈 것 같다”면서 “21년 역사의 코스닥 시장은 자체적으로 ‘미래 성장 가능이 있는 기업이 모아진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IT, BT, CT 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특화시켜 60년 코스피 시장과의 간극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정책은 2가지다. 그는 “코스닥 시장이 700포인트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상장법인과 투자자 측면에서 관련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장시장 선택 기준을 규모가 아닌 업종으로 구분하는 등 성장·기술형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기관·외국인 등의 안정적인 투자수요 기반 확보를 위한 제도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시장 자체 정화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거래소는 물론 상장사 등 참가자 모두가 고민을 해야 한다”면서 “개별 기업 발전을 위해 시장을 악용하기보다는 함께 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 시장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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