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날개’ 달았다] IT株는 코스피 가는데… 코스닥 지킨 바이오株

입력 2017-06-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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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징’ 카카오도 코스피 이전 추진…셀트리온·메디톡스·바이로메드 등 강세

올 들어 경제기사에 친숙하게 등장한 단어로는 단연 ‘FANG’을 들 수 있다.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총 1조6693억 달러로 최근 집계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1조4981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FANG 기업들은 또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술·벤처기업 중심 시장인 나스닥 상장사라는 점이다. 벤처기업이 전용 공개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다른 유망기업에도 동기를 제공하는 형태의 선순환 고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물론 투자자에게도 ‘대박’으로 보답했다. 아마존의 경우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490배, 공모가 대비로는 640배 올랐다.

◇FANG 부러운 코스닥… 대표 선수는 어디에 = 미국에 나스닥이 있다면 국내에도 코스닥 시장이 있다. 하지만 나스닥의 FANG처럼 코스닥 시장을 지탱하는 대형 기술기업은 없다.

성장 가능성을 지닌 벤처·IT업종의 텃밭이 되겠다는 시장 목적과 달리 사실상 ‘코스피의 2부 리그’ 취급을 받아서다. 그간 네이버, 현대중공업, 엔씨소프트, 아시아나항공 등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지만 덩치를 키운 뒤에는 코스피로 떠났다. 최근에는 코스닥의 상징적 종목이던 카카오의 이전상장을 두고 코스닥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기도 했다. 특히 IT업종인 카카오는 코스닥의 정체성처럼 여겨져 온 터라 시장의 우려가 컸다.

대표선수의 부재는 기관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외면으로 이어졌다. 올해 미국에서는 나스닥이 16% 이상 오르며 S&P 500지수의 상승률(8.91%)의 두 배에 달했고, 일본에서도 기술주가 모인 자스닥 지수가 약 15% 오르며 2%대에 그친 니케이225지수를 압도했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코스피가 연초 대비 17.39% 오를 동안 코스닥 상승률은 5.94%에 그쳤다.

◇코스닥 시총상위 바이오주에 거는 기대감 = 이런 가운데 최근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을 비롯해 시총 상위권을 다수 차지한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 주가는 미국·유럽 등 글로벌시장 진출 소식 등으로 지난 5월 이후에만 26.4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6.48%)을 20%포인트 가량 웃도는 수익률이다.

셀트리온 외에도 시가총액 3위 메디톡스(11.56%), 시가총액 8위 휴젤(12.92%), 시가총액 9위 바이로메드(16.38%) 등 바이오주가 5월 이후 줄곧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같은 기간 6603.27에서 6799.36으로 13.2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최대 IPO(기업공개) 대어로 불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등 당분간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 강세가 지속될 만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코스닥 제약·바이오주가 나스닥의 FANG처럼 시장 전체의 상승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이끌었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셀트리온의 강세가 코스닥 상승에 영향력을 주고 있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이라는 단기적 이슈와 함께 업황의 시기가 맞물린다면 코스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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