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내외 71개 제약사 ‘특허 뒷거래’ 정조준

입력 2017-06-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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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제약사·복제약 제약사 간 '역지불합의' 실태 조사

▲공정거래위원회((사진=이투데이))
공정당국이 화이자·노바티스 등 71개 국내외 제약사를 상대로 조사에 나선다. 오리지널 제약사와 복제약 제약사 간 ‘역지불합의(pay for delay)’로 지난 10년간의 특허 라이선스 관행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역지불합의는 의약품 원천 특허를 보유한 오리지널 제약사가 복제약 제약사에게 대가 등을 지급하면서 복제약품의 시장 출시를 지연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식산업 분야의 독과점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된 지식산업감시과는 이달부터 제약·바이오분야 특허 라이선스 관행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한다.

점검은 2010년부터 2016년 기간 동안 식약처 허가를 받아 국내 시판된 주요 전문의약품 관련 특허 출원과 계약, 분쟁 건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특허심판·소송 등 특허분쟁 당사자 여부, 매출액을 종합해 71개 제약사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은 시장 규모가 큰 화이자·노바티스 등을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 39개사와 국내 제약사 32개사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을 통해 구체적인 위법 혐의가 인지될 경우 직권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제약 분야 역지불합의 등 의약품 특허 관련 불공정경쟁은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행위로 지목돼 왔다.

실제로 다국적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와 국내 제약사인 동아제약 간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항구토제 ‘조프란’과 개량신약인 ‘온다론’ 출시를 놓고 이른바 뒷거래를 주고받다 덜미를 잡힌 바 있다.

당시 해당 사건은 역지불합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첫 사례로 제약분야 지식재산권 시장의 경쟁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유영욱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은 “당시 사건의 경우 항구토제 시장에서 저렴한 제네릭(온다론)이 퇴출되고, 경쟁의약품이 진입하지 못하는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켰다”며 “소비자는 결국 고가의 신약을 구입할 수밖에 없게 되고 신약 제약사와 복제약사가 소비자 이익을 나눠먹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이어 “이달부터 점검 대상업체가 공정위가 송부한 조사표를 작성해 관련 계약서 사본 등과 함께 제출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분야의 지재권 남용행위 감시 활동에 이번 실태점검 결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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