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07] ③ 연이은 악재에 몸살 난 산업계

입력 2007-12-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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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ㆍ해외투자 확대 등 신성장 동력 육성

올 한해 우리 산업계는 재계 총수들의 잇따른 악재 속에 곤혹을 치러야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각각 비자금 조성과 보복폭행 사건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됐으며, 최근에는 삼성사태가 재계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또한 '경제검찰'이라고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독 올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담합·부당하도급 등 위법행위들에 대한 제재가 늘어나면서 재계의 주름은 더해만 갔다.

하지만 이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그룹 및 대기업들은 기업 인수ㆍ합병(M&A)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외형성장과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는 등 저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도 활발한 한 해로 평가됐다.

또한 전통적으로 세계 강국으로 꼽히는 조선·철강·중공업 분야에서는 잇따른 해외수주로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포스코는 지난 5월 차세대 제철 신기술인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준공하는 등 철강역사를 새롭게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태평양·SK·CJ 등 주요그룹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많이 전환하는 등 재계의 지배구조의 변화가 눈에 띄는 한 해였다.

◆ 총수 부재로 인해 그룹 경영 '휘청'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정몽구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비록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나, 범국가적으로 추진하던 '2012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 결국 유치를 성공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또한 비자금 조성에 따른 여파로 현대차·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들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받는 등 시련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투명윤리경영·시스템 경영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따른 구속수감으로 인해 연초부터 강력하게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이 난항을 겪는 등 힘든 한 해를 겪었다.

김 회장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지난 20일부터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등 심신을 추스르고 본격적인 경영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의 경우, 총수 부재는 아니지만 내부출신인 김용철 변호사(前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조성 폭로로 인해 어느 해보다 힘든 연말을 맞고 있다.

이제 삼성사태의 열쇠는 '특별검사팀'이 쥐게 됐으며, 특검팀의 초점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차장 등 그룹 수뇌부에 맞춰져 있어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내년 사업계획 및 사장단 인사 등 그룹 내부경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의 대외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어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 담합·횡포로 얼룩진 2007년

올해는 유난히 국내 대기업들이 각종 담합이나 하도급 업체에 대한 횡포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LCD제품 가격 인상과 물량 제공 등의 담합혐의로 현재 공정위와 미국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SK건설 등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의 공사권을 따내기 위해 '나눠먹기' 식 담합을 통해 2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일부 회사는 검찰고발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은 15년간 설탕의 유통량과 가격을 담합을 통해 조절하는 등의 행위가 공정위에 적발됐으며,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들도 장기간의 담합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기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미국에서 승객 및 화물운임을 담합한 혐의로 3억달러의 벌금을 물면서 올해 경영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는 등 대기업들의 연이은 불공정거래행위는 올 한해 국민들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 신성장 동력 찾아라... M&A·투자 확대

이처럼 올 한해 재계에는 시련이 많았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도 많이 일어났다.

올해 재계는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굵직한 해외 M&A(인수합병)에 전력투구하고, 신수종 사업 발굴 및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노력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75% 안팎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사업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이스라엘 비메모리(CMOS Image Sensor) 설계 전문업체 '트랜스칩'을 인수한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M&A는 13년만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사업외에도 철강산업을 강화화기 위해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에 전력, 독일 티센크루프스틸(TKS)로부터 일관제철 사업에 대한 다양한 조업기술을 전수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증권사 인수를 통한 금융업 진출을 검토하고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유전사업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新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을 계속했다.

LG그룹도 대체 에너지 시장의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고, LG전자의 시스템 에어컨 사업, LG필립스LCD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에 가속화를 꾀했다.

SK그룹은 각 계열사를 통한 공격적인 M&A를 통해 그룹의 위상제고 및 새로운 수익구조 마련에 분주한 한 해였다.

SK텔레콤은 중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위해 차이나유니콤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영토 확장에 주력했고, SK에너지는 차세대 올레핀제조기술, 리튬이온 2차전지용 분리막 등 새로운 독자기술 개발에 전력을 가했다.

또한 SK케미칼은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를 개발하는 등 그룹 차원의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늘렸으며, SK네트웍스는 '오브제'를 인수해 패션사업 강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두산그룹과 한화그룹은 해외기업을 인수하면서 외형성장과 성장동력 확충을 꾀했다.

두산은 인프라코어가 미국 중장비업체 '잉거솔랜드'의 소형 건설중장비 등 사업부문을 49억달러에 인수했고, 한화는 한화 L&C(舊한화종합화학)가 미국의 복합소재 생산업체인 아즈델社를 인수하기도 했다.

◆ 지주회사 체제 전환 러쉬

올해 많은 그룹들이 연이어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발표하는 등 지주사 전환이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첫 테이프를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태평양 그룹이 끊은 데 이어 SK그룹이 4월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했다.

SK그룹은 지난 4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식발표하고 지주회사 SK(주)를 두고 그 아래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7개의 사업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SK그룹에 이어 대규모 기업집단 중 CJ·동양·한진중공업 그룹 등 올 상반기에는 그룹들의 지주사 전환 선언이 줄을 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전환이 활발한 이유는 현재 대부분의 그룹 지배구조가 환상형 순환출자로 이뤄진 것에 대한 정부의 제재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게 되면 결국 회사의 이익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는 장기적인 전략도 내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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