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116명 채용 예정... '괜찮은 일자리' 창출 답보
내년 취업시장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결과가 나왔다. 또한 정규직을 일컫는 소위 '괜찮은 일자리'도 3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는 26일 "468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4년제 대졸 정규직의 '2008년 채용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 10개사 중 8개사(80.1%)는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며, 총 4만116명을 뽑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468개사 중 80%인 375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하고, 26개사(5.6%)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하는 등 85.7%(401개사)는 채용계획을 확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용을 확정한 401개사의 채용규모는 올해채용 규모인 3만9998명보다 0.3% 증가한 4만116명으로 올해와 거의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크루트는 "특히 신규 인력의 채용이 3년째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크루트는 "상장사의 정규직 채용규모를 분석해 '연간 일자리 증감추이'를 살펴본 결과, 2004년 17.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이래 2005년 10.5%로 증가폭이 다소 낮아진 후, 2006년 2.2% 증가, 2007년 1.5% 감소, 2008년에는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신규 일자리의 창출이 3년째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림 참조)
인크루트 관계자는 "상장사에서 창출되는 정규직 일자리를 조사한 것이어서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괜찮은 일자리의 신규 창출이 3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 기조 속에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제조업종의 채용 감소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괜찮은 일자리의 신규 창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인크루트는 분석했다.
인크루트는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하게 될지 장담하지 못할 상황들을 경험한 기업들이 아예 처음부터 보수적으로 접근해 최소 수준으로 신규 인력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채용전망 조사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불투명한 경기전망이 거듭되는 가운데에서도 채용 확정 기업이 2006년 57.5%, 2007년 73.4%, 2008년 85.7%로 증가세가 확연히 드러났다.
또한 신규 일자리 창출의 일등공신인 전기전자나 자동차 등의 제조업종에서 채용이 부진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인크루트는 "이들 제조업종은 대규모 채용으로 채용시장을 견인해왔으나 작년부터 채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연간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을 살펴본 결과, '전기전자'의 경우 2005년 258명, 2006년 126명, 2007년 128명, 2008년 136명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005년 135명에서 2008년 77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서비스업종의 채용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의 경우 2005년 61명에서 2008년 157명으로 두 배 이상 채용이 증가했으며, 물류운송 역시 2005년 31명에서 2008년 50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지식기반의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해가는 경향이 채용에도 반영돼 채용을 견인하는 업종의 축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도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이 채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