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간 4000명 ‘대이동’하는 하나금융…전체 직원 5명中 1명꼴

▲지난 20일 하나금융그룹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하나금융타운 1단계 조성 사업인 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준공식을 갖고, 글로벌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청라 시대’를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송영길 국회의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준공식에 참석한 내·외빈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이 대규모 이사 준비에 분주하다. 이달부터 앞으로 석 달간 이동하는 임직원의 수가 40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그룹 전체 계열사의 총 임직원 수가 2만615명인 점을 감안하면 5명 중 1명꼴로 이전 대상자인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1일 “올해 6월말 리모델링이 끝나는 하나은행의 을지로 사옥으로 본점 조직을 옮기는 작업은 7월부터 8월까지 약 6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라며 “그랑 서울에 임대해 들어가 있는 ‘영업1부’ 등이 우선 이전한 이후 명동 본점 인원들이 입주하는 순서”라고 밝혔다.

20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통합데이터센터를 준공한 하나금융은 이달 초부터 그룹 내 은행·증권·카드·보험·캐피탈 등 13개 관계사에 분산된 정보통신(IT) 임직원 2000여 명의 이전 작업을 이미 착수한 상태다. 이들 모두에 대한 입주는 이달 말까지 완료된다.

이어 재건축 중이던 옛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도 이달 안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명동 본점 인력의 이주가 시작된다. 그랑 서울에 세 들어있는 영업1부, 미래금융사업본부, WM사업단 등 하나은행 본점 조직 600여 명이 가장 먼저 움직인다.

뒤따라 명동 본점 1800여 명 가운데 잔류가 결정된 400명 정도를 제외한 1400여 명이 빠르면 8월까지 이사를 마친다. 새롭게 오픈하는 을지로 사옥 입주 예정인원은 약 2000여 명이다.

외환 딜러들이 상주하는 ‘딜링 룸’은 외환거래 시스템·외환 동시결제 시스템 등 각종 고가의 장비가 많아 이사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까닭에 명동 본점에 남게 됐다. 2012년 9월 국내은행 최초로 실시간 위조지폐 감정 시스템을 구축한 ‘위변조대응센터’ 역시 남는다. 이 외에 홍보 부서와 물류지원센터도 옮기지 않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만 “명동 본점에 잔류가 결정된 조직은 이번 이전 대상에서 빠졌다는 의미로, 단기적으로 봤을 때 연내 을지로 사옥 입주 계획이 없다는 뜻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명동 본점에서 을지로 사옥으로의 이전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 건물의 매수자가 원할 경우 매각절차 완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임대수수료를 보장하기로 약정한 상황이다. 따라서 하나카드·하나생명·하나펀드서비스·하나자산운용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을지로 사옥 이전에 따른 명동 본점의 공실 부분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부터 하나은행은 새로운 사옥에서 ‘자율좌석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좌석과 회의실 등을 공유해 공간 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도입 취지다. 일명 ‘스마트오피스’로 대표되는 자율좌석제는 각자가 원하는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최신 기업문화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본점 내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는 ‘자율좌석제’와 전자문서를 쓰는 ‘페이퍼리스 사무 환경’을 구축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