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주식매수가액 분쟁'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 받는다

입력 2017-06-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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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위 무선이동통신 'KDDI' 한국 자회사 사건

일본 2위 무선통신회사 KDDI가 한국 자회사 씨디네트웍스 주주들과 벌인 주식매수가액 분쟁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씨디네트웍스 주주 정모 씨 등 2명이 KDDI를 상대로 낸 주식매매가액결정 재항고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함께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는 기존 판례를 변경하거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을 다룬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씨디네트웍스가 지배주주가 있는 회사라서 소액주주가 지배주주에게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합병이나 영업 양도 등의 상황에서 반대의견을 갖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나 지배주주에게 적정한 가격으로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일단 주주가 회사와 협의해서 적정가격을 정하지만,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원을 찾는다.

정 씨 등은 KDDI가 씨디네트웍스 지분 84.96%를 갖고 있고, 씨디네트웍스가 자사주 13.1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두 지분을 합쳐 KDDI가 지배주주에 해당하므로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 95% 이상을 보유하면 주식을 강제로 매수해야 하는 지배주주로 본다. 반면 KDDI 측은 자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지배주주가 보유하는 주식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각하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1, 2심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이겼다. 다만 이들이 주장한대로 1주당 4만 원이 인정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KDDI가 씨디네트웍스의 지배주주이므로 매수청구일 기준 1주당 9331원이 적정하다'고 결론냈다. 형식상 모회사 자금으로 취득한 주식이 아니더라도 모회사가 자회사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이 근거가 됐다.

KDDI의 주식매수강제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적정한 가액이 산정됐는지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 있다. 보통 회사가 회계법인에 맡겨서 계산하는 이 금액은 공통된 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판단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고, 회사가 제출한 자료가 정확하지 않거나 회계법인이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씨디네트웍스는 2005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가 2009년 9월 상장폐지됐다. 정 씨 등은 전체 발행주식에서 0.048%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다. 이들은 2014년 1월 KDDI를 상대로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요구했는데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법원에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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