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북핵문제, 제제만으론 안돼… 연내 북한과 대화 희망”

입력 2017-06-2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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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인터뷰서 윔비어 사망엔 “北 중대 책임…억류민 송환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올해 내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가 사망한 데 대해선 북한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 CBS방송의 '디스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북핵·미사일 문제는) 제재와 압력만으로 풀 수 없으며, 대화가 필요하다”며 “연내에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나는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단계적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을 위해 경쟁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한 발언이 ‘조건 없는 대화’로 미국에서 해석되면서 우려가 나오자 불식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조차 그러한 단계별 접근 방법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나의 입장이 미국의 정책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들을 비판한 것 같은데, 그 점에서 나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윔비어씨 사망과 관련해선 “이번 일은 웜비어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동안 발생했다”면서 “북한이 웜비어를 죽였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웜비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북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이) 웜비어 씨에게 부당하고 잔혹한 대우를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그러한 잔혹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과 미국 시민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며 “북한은 이 사람들을 가족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슬픔과 충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오토 웜비어 씨의 유족과 미국 국민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관련해 이번 사건의 여파를 두곤 “우리는 이제 북한이 비이성적 정권임을 인지해야 한다”며 “그런 나라와 함께 일하면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목표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선제타격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위협이 훨씬 더 시급해진 추후에 논의가 가능하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인터뷰는 오는 29~30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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