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초대형 IB] ‘뺏고 뺏기고’… IB 전문가 영입 각축전

입력 2017-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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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가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이 ‘인재 모시기’에 분주하다. 조(兆) 단위 자기자본을 확충한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도 앞다퉈 IB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과 흥국증권, HMC투자증권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IB 인력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동부증권은 최근 신한금융투자에서 해외기업 상장을 담당한 이기일 이사 외 3명을 영입, IB 사업부 내에 해외 IPO팀을 신설했다. 중국 기업 국내 상장 업무 전문가로 알려진 이들은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서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 헝셩그룹 등 3개 중국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이뤄낸 바 있다.

흥국증권은 최근 IB 본부 규모를 꾸준히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임원급 IB 인력을 끌어오고 있다. 지난 3월 이현석 전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상무를 IB1 본부장으로 데려왔으며, 메리츠종금증권 출신 남궁주 이사와 KTB투자증권 출신 엄기수 이사 등에게 IB 영업을 맡겼다.

다음 달 1일부터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새 출발하는 HMC투자증권은 IB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함형태 전 메리츠종금증권 금융투자사업본부장을 IB사업본부장(전무)로 영입했다. 25년 동안 업계에 종사한 함 본부장은 전통적인 IB 업무는 물론 사모펀드(PEF), 국내 및 해외부동산투자 등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함 본부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20명 안팎의 메리츠종금증권 출신 직원들도 HMC투자증권에 합류했다.

리딩투자증권은 김경창 현대자산운용 대표를 경영 부문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4월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운영을 중단한 리딩투자증권은 IB 부문에 주력,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중소형사들의 IB 경쟁력 확보 움직임은 초대형 IB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는 받는 브로커리지 영업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며 “특히 전국 영업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는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려고 더욱 IB 업무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들 역시 공격적인 인재 확보에 돌입했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IB 인력을 20% 증원했다. 특히 기업공개(IPO) 관련 실무진 스카우트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 전문가를 넘어 기계공학, 약학 등 신사업 전문가까지 인재풀을 넓혔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8조 원대 이상 증권사만 영위할 수 있는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를 공략하기 위한 인력 구성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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