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이는 기아차, 스포츠 마케팅에 열 올려

입력 2007-12-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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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기아차가 거액이 투입되는 프로스포츠에 열을 올리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기아차는 17일 광주 기아차 공장에서 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서재응의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서재응의 입단 조건은 계약금 8억, 연봉 5억, 옵션 2억 등 총 15억원이다.

기아는 지난해에도 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최희섭을 15억5천만원을 들여 영입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리그 꼴찌였다. 프로야구단이 거액의 해외스타를 영입하는 이유는 성적 향상과 함께 상당한 홍보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르는 일종의 ‘도박’이다. 성적이 좋으면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성적이 부진하면 돈은 돈대로 날리고 기업 이미지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올해는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국내 프로야구 중흥을 위해 해외파들의 한시적 복귀 특혜 조치를 시행한 해다. 그 결과 이승학(두산)과 송승준(롯데), 채태인(삼성) 등의 해외파가 대거 국내로 유턴했다.

이승학, 송승준과 최희섭은 똑같은 유턴파지만 영입결과는 사뭇 달랐다. 최희섭의 5분의 1 수준의 돈을 받고 국내로 들어온 이승학은 리오스, 랜들 외에 마땅한 선발감이 없던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돼 주었다. 송승준도 비록 롯데가 가을잔치에 초대받지는 못했으나 롯데 마운드를 받치는 기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아가 내년에 만약 ‘서재응 효과’를 본다 하더라도, 이것이 회사 경영 상태를 정상화하는 데 얼마나 빨리 밑거름이 될지는 미지수다. 기아는 지난해 1253억원의 어마어마한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6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기아차는 올해 임급 협상에서 약속한 인건비 인상액만 2812억원이다.

기아는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스폰서를 맡은 데 이어 X-게임 스폰서로 나서고 있으며 호주 오픈의 스폰서까지 맡고 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기업이 홍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그러나 기아처럼 자금흐름이 불안한 기업은 마케팅 대신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면서,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자금 흐름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현재 ‘믿는 구석’은 1월에 데뷔할 모하비다. 그러나 모하비는 수요가 많지 않은 대형 SUV여서, 쎄라토와 쏘렌토의 후속 모델이 나오는 2008년 이후를 기약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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