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KDB생명이 ‘Chief(최고책임자)’ 직책을 없애는 인사개편을 실시했다.
30일 KDB생명에 따르면 안길상 부사장이 맡았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FO(재무책임자)’ 개념으로 바뀌어 서영일 상무(경영지원실장)가 수행하게 됐다. CIO(최고투자책임자) 역시 ‘IO(투자책임자)’ 개념으로 바뀌었으며 담당 직위도 안시형 상무에서 서용학 이사(자산운용실장)로 내려갔다.
이현삼 상무보가 맡았던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직책은 아예 없앴다. CMO 역할은 영업총괄을 맡은 홍동기 전무와 관련 부서가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조직 개편 과정에서 안길상 부사장, 안시형 상무, 김종만·유덕만·이현삼·이승현 상무보는 지난 3월 재계약없이 퇴임했다.
KDB생명이 임원 조직을 재조정한 배경에는 재무건전성 악화 영향이 컸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은 124.35%로, 전년말 125.7%보다 하락했다. 이에 몇몇 은행은 건전성 취약을 이유로 KDB생명의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과거 금호생명 시절 겪었던 판매 제한 조치를 다시 당한 것이다. 이에 재무건전성 재건을 위한 타개책으로 임원 조직 군살 빼기를 실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KDB생명은 영업조직 축소도 추진 중이다. 최근 영업 본부조직을 12개(166개 지점)에서 9개로 줄였다. 작년 12월 기준 본부 규모가 18개(173개 지점)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절반으로 조직을 축소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영업 본부를 3~4개 추가로 줄일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한편,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희망퇴직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 달까지 2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상과 조건이 불분명해 추측만 나돌 뿐이라는 게 KDB생명 노조 측의 설명이다.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희망퇴직) 일정을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적도 없고 사내 게시판에 띄운 내용도 없다”며 “아무런 명분없이 조직원들이 희생할 수 없으며, (희망퇴직을) 일방적, 강제적으로 진행하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